대한한의사협회가 720만 중소상공인협회와 함께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위한 여론몰이에 나선 가운데 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역시 대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전에 맞불을 놓는다.
한특위는 '한의학에 작별을 고하다'라는 제목의 시리즈 서적을 출간하고 만화를 통해 한의학의 정체에 대한 대국민 홍보도 기획하고 있어 의-한의 갈등의 수위가 깊어질 전망이다.
18일 한특위 유용상 위원장은 "중국 중남대학교 과학기술과 사회발전 연구소장이자 교수인 장궁야오(張功耀)가 집필한 논문을 모아 최근 책으로 출간했다"며 "먼저 한의학에 작별을 고하다는 제목으로 시리즈 1편을 출간했고 이후 연속으로 책을 출간한다"고 밝혔다.
장궁야오 교수는 1990년대 중국에서 한(漢)의학(중의학)의 비과학성과 객관적 검증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비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인물.
국내 초청 세미나에서도 '중국내 중서결합제도의 허와 실', '중국내 중성약의 현황' 등의 주제를 통해 한의학의 문제를 직접 거론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유 위원장은 "장궁야오 교수가 2006년부터 과학 철학 분야 잡지에 발표한 한의학 비판 논문과 글 등 23편을 수록했다"며 "장궁야오 교수조차 중국에서는 공식 매체를 통해 해당 논문을 발표할 수 없을 정도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내용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서적은 '허위의학으로서의 한의학'이나 '한의약 국제화 붐의 냉철한 사고', '한의학의 유효성에 대한 문제를 논한다' 등 쉽게 공론화하기 어려운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실제로 장궁야오 교수는 서두에서 "한의학이 1954년부터 중국 정부 시스템 안에서는 이미 의학으로 인정됐다고는 하지만 정부는 이제껏 안정성, 유효성 및 품질 보증에 대해 어떤 평가도 내린 바 없다"며 "심지어 한의학이 국제적으로 심각한 의학적 재난을 일으킨 후에도 중국 정부는 일을 덮는데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며, 자각적으로 의약 사기에 대해 '아니다'고 말할 수 있도록 한의학을 비판하는 한권의 책을 썼다"며 "중국에서 간행되지 못했지만 이제 한국에서 본인의 바람이 마침내 이뤄지게 됐다"고 밝혔다.
추천사를 쓴 유용상 위원장은 "장궁야오 교수는 한의학 비판을 계기로 중국의 일반 민중과 몇몇 정부 부서의 힐책과 비난뿐 아니라 살해 위협까지 받았다"며 "적은 인세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번역 출간에 동의해 준 데 감사한 마음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대 중국어와 다량의 생물학과 화학 용어, 철학까지 등장해 번역자가 애를 먹었고 검수에도 진이 빠지긴 마찬가지였다"며 "이번 시리즈를 시작으로 빠르면 올해 말 시리즈 2편을 출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는 "장궁야오 교수가 최근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주장 소식을 듣고 직접 반박 글을 보내기도 했다"며 "이런 내용들도 번역해 향후 시리즈에 포함하고, 조만간 만화를 활용한 한의학 고발 컨텐츠 제작에도 돌입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해당 서적은 현재 전국 서점에 배포된 상태. 의료계 학회에서도 서적 부스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