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가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이 허용될 경우 장외집회 등을 포함한 실력행사에 돌입한다고 경고했다.

의협은 대정부 투쟁의 성격보다 국민 계몽 성격의 행사를 기획하고 있어 과거 대정부 항명에 집중됐던 장외 집회 성격의 변화를 예고했다.

20일 의협 추무진 회장은 의사협회에서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의협의 입장 및 요구사항에 대해 공개했다.

먼저 추무진 회장은 "앞서 한의사협회가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등 중소상공인 단체와 함께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지지 선언을 했다"며 "한의사협회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도외시한 채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한 부분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현대 의료기기 사용 문제가 국민편익 문제가 아니라 이익단체들의 경제적 이익을 위한 것이었음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며 "과연 한의협이 의료영리화 정책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논의를 둘러싼 대정부와 한의협, 경제단체에 대한 요구사항도 등장했다.

추무진 회장은 "현재 이원화된 의료체계 아래서는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한의사에게 절대로 허용해서는 안된다"며 "이보다 앞서 이원화된 의료체계 대한 논의를 선행하고 이를 위해 의협과 한의협 양 단체 중심의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의협도 국민편익을 앞세워 의료체계를 흔들지 말고 환자 안전과 국민건강을 위한 전문가 단체의 본분을 되찾길 촉구한다"며 "한의협이 계속해 국민건강을 외면한다면 보건의료인단체연합회에서 탈퇴하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경제인 단체에 대한 요구사항도 뒤따랐다.

추무진 회장은 "의료는 상업 논리에 의한 접근을 할 때 반드시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온다"며 "경제적 목적을 가진 이번 지지선언을 철회하고 의료전문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촉구했다.

협회의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장외집회 등을 포함한 실질적 행동으로 뜻을 관철시키겠다는 것이 의협 측의 입장. 흥미로운 점은 의협이 과거 대정부 투쟁의 방식 대신 대국민 계몽의 방식으로 여론전을 기획했다는 점이다.

강청희 상근부회장은 "한의사협회의 기자회견은 진실을 외면하고 국민을 앞세운 여론몰이에 불과하다"며 "한의협이 경제논리로 풀어가려는 진실을 국민들에게 전달해 잘못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집행부가 준비를 하는 장외행사도 한의사협회와 의협의 싸움이 아니라 진실의 거짓의 싸움으로 봐 달라"며 "환자 안전을 위해서 진실과 지식을 알리겠다는 것이지 대정부 투쟁의 성격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