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메르스로 인한 격리자가 3천명을 넘어서면서 최전선에서 병마와 싸우는 의료진 격리 숫자도 늘어만 가고 있어 또 다른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확진 환자가 나온 병원들이 많게는 100여명씩 의료진 격리 조치에 들어가면서 정상 운영이 불가능해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10일 "현재 메르스로 인한 격리자가 3천명을 넘어섰다"며 "이중 30% 정도가 의료진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전국에서 1천명 이상의 의료진이 격리병실, 혹은 자택에 격리돼 진료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A대형병원은 메르스 환자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의료진 150여명이 격리 조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단 2명을 제외하고 전부 격리중인 상태다.
현재 폐쇄중인 응급실 가동을 재개하더라도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의미다.
이같은 상황은 비단 A대형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늘 확진 환자가 발생한 B병원도 의료진 100여명이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병원 의료진의 절반에 해당하는 숫자다.
그나마 의료진의 수가 많은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종합병원이나 병원급 의료기관은 사실상 병원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이고 있다.
C병원이 대표적인 경우. 이 병원은 확진 환자가 나오면서 의료진 10여명이 격리 조치에 들어갔다. 이중 의사는 7명. 남아있는 의사는 단 3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이 병원은 입원 환자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전원 조치를 진행중이다. 해당 진료과목 의사가 전무한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 병원에 의사가 없어 진료가 중단된 셈이다.
이로 인해 아예 병원 문을 닫아 거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메르스 1차 진원지로 꼽히는 평택성모병원을 비롯해 지방의 D병원과 E병원도 아예 병원 문을 닫고 운영을 중단한 상황이다.
또한 F병원 등은 아예 병원 전체가 통째로 격리돼 아무도 들어가지도, 나오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다.
문제는 이렇게 지속적으로 의료진 격리가 늘어나면서 또 다른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남아있는 의료진의 로딩이 급격하게 늘어나 피로를 호소하고 있는데다 의료기관이 많지 않은 지방은 의료사각지대로 남을 가능성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A대형병원 관계자는 "의료진 공백과 메르스 뒷처리로 병원 전체가 극심한 피로에 휩쌓여 있는 상황"이라며 "다행이자 불행으로 환자수도 줄어들면서 버티고 있지만 진료지표가 다시 올라가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C대학병원 관계자는 "우리가 지역 거점병원 역할을 해왔는데 앞으로가 걱정"이라며 "응급환자 치료와 이송이 가장 큰 문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