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환자에 대한 에크모 치료가 주목을 받고 있지만 현행 수가체계에선 상당수 삭감 처리될 수 있다. 이것이 현실이다."
대한흉부심혈관외과학회 에크모 연구회 정의석 홍보위원장(상계백병원 흉부외과)은 17일 에크모 치료의 현실에 대해 토로했다.
마치 에크모가 만능 치료인 듯 비춰지는 것도 문제이지만, 정당한 치료를 했음에도 삭감되는 것은 더욱 문제라는 얘기다.
그는 "현재 (신종 전염병인)메르스 환자의 에크모 치료에 대해 가이드라인은 정해진 게 없는 상태에선 전문가 의견이 중요하다"며 "에크모 연구회가 최근 제시한 권고안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적어도 정당한 치료를 하고도 삭감되는 사례는 없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한 정의석 홍보위원장은 현재 메르스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 에크모 치료에 투입되는 의료인력에 대한 보호장구를 꼽았다.
그에 따르면 기관삽관시 에어로졸이 형성돼 감염 위험이 높은 것 처럼 에크모 치료 또한 환자의 체액이 튀는 경우가 있어 의료진의 감염 위험이 높다.
방역복을 입었다손 치더라도 고글 사이로 환자의 체액이 묻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의료진에게 지급되는 방역복은 허술한 실정.
그는 "적어도 에크모 치료 의료진에게는 보다 방어력이 높은 보호장구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의료진 개인에게도 중요하지만 또 다른 감염원을 최소화하는 방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에크모 치료에 투입할 전문인력 즉 흉부외과 전문의가 부족하다는 점도 우려했다.
에크모 전문성을 높이려면 전담팀이 필요하다. 흉부외과 전문의와 에크모 장비를 다룰 수 있는 체외순환사, 간호사 등 3인 1조로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선 삼성서울병원, 분당서울대병원, 한림대 평촌성심병원 정도가 에크모 전담팀을 갖추고 있는데 불과하다.
그는 "상당수 병원은 체외순환사가 심장수술시 심폐기도 담당하면서 에크모를 가동할 때 투입되는 식"이라며 "효율성 측면에서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과거에는 사망할 환자를 살리는 것인데 그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에크모 연구회는 오는 19일 오후 긴급 집담회를 열고 모호한 급여기준을 재정비하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이어 현재 에크모가 적용된 국내 메르스 환자 현황을 파악하고 국외 발표된 연구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최근 에크모 연구회가 발표한 '메르스 에크모 적용 권고안'을 기반으로 향후 치료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