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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양적팽창 매몰된 한국의료, 메르스 사태 키웠다"

발행날짜: 2015-07-22 12:31:58

의료계 전문가들, 국회 특위서 대대적인 정책 개선 주장

현재 감염관리수가 등 감염관리정책을 개선하지 않으면 제2의 메르스가 온다고 해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메르스 대책 특별위원회(위원장 신상진)는 22일 메르스 관련 전문가 의견을 듣고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특위에선 지난 6월 왜 메르스 사태를 막지 못했는지 문제점 지적과 함께 다양한 전문가들의 대안이 쏟아졌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서울의대 김윤 교수는 "응급실, 중환자실에 격리실이 당연히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감염관리활동을 병원 평가 항목에 포함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100병상 당 감염관리 인력을 1명씩 배치하는 등 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평가를 강화하는 대신 감염관리료를 3~4배 이상 높이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한림대 엄중식 교수(감염내과) 또한 "현재 감염관리수가는 한국 경제수준에 비해 터무니 없니 낮다"며 "의료행위 관련 수가나 상대가치점수에서도 감염 관련 소모품을 아예 제외돼 있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엄 교수는 이어 한국 의료의 경쟁적인 양적팽창이 환자의 안전 및 만족도는 간과하기 쉬운 환경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메르스 사태로 한국 병원 감염관리의 민낯이 드러났다"며 "병원이 발전방향이 3천병상 규모의 병원이 환자를 끌어모으는 식이다보니 병원수익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이는 감염관리 분야를 왜곡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를 계기로 질병관리본부를 독립해야한다는 주장이 거듭 제기됐다.

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최재욱 소장은 "질병관리본부가 전문가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 및 예산을 독립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의료기관 격리명령 및 행정조사권 등 행정권을 줘야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역학조사원도 행정권 및 사법권을 갖고 있어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질병관리본부가 전문화 되려면 반드시 갖춰야하는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감염관리 대책이 논의 단계에서 그쳐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은 "메르스 사태 이전에도 감염관리 개선책은 수차례 제시됐는데 왜 논의에만 머무는 지 이해할 수 없다"며 "추후 전문가들이 계속해서 모니터링해 문제가 있다면 거듭 지적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엄중식 교수는 "감염학회 차원에서 연구도 진행하고 정책제안도 했지만 정책 단계에서 현실화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며 "실제로 격리실 수가 현실화 등 제안은 했지만 어느것 하나 제대로 이뤄진 게 없었다"고 씁쓸함을 전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감염 전문가를 양성하고 인프라 구축 및 감시체계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의료의 질은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데 감염분야는 20년 뒤쳐져 있는 상태"라며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고 다인실 구조를 바꿔도 현재의 감염관리정책이 그대로라면 달라질 게 바뀌는 게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