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특허가 만료되는 발기부전증 치료제 '시알리스(성분명 타다라필)'을 두고 각 제약사가 비뇨기과에 복제약 샘플을 과도하게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 십여 곳의 제약사가 복제약 샘플을 무더기로 병의원에 제공하면서 비뇨기과 등에서는 수년 전 비아그라 샘플 범람을 재현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1일 비뇨기과 등 개원가를 중심으로 문의한 결과, 각 제약사들이 시알리스 복제약 샘플을 병의원에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4년 비뇨기과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규모는 IMS NPA 데이터 기준으로 383억 8500만원. 이중 35%가 시알리스 처방액이다.
9월 특허가 만료되는 시알리스 시장을 잡기 위해 50여곳 이상의 제약사가 복제약 샘플을 들고 비뇨기과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
문제는 복제약 샘플이 '홍보'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환자에게 설명 용도로 지급된다는 본연의 목적을 상실했다는 데 있다.
심지어 일부 병의원의 경우 단골 환자에게 다량의 샘플을 무상 제공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는 것.
노원구의 A 비뇨기과 원장은 "9월 특허 만료를 앞두고 수 십 군데의 제약사가 시알리스 복제약을 말 그대로 뿌리고 있다"며 "일부 제약사의 경우 박스채로 샘플을 놓고 간다"고 꼬집었다.
그는 "2012년 비아그라 특허 만료 당시에도 샘플약이 범람을 이뤘는데 시알리스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일부 원장의 경우 다량의 샘플을 환자들에게 제공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처방전 없이 다량의 전문약을 환자에게 제공하는 행위는 약사법 위반에 저촉될 수 있다"며 "홍보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제약사들이 비뇨기과뿐 아니라 내과 등 타과에도 샘플을 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12년 비아그라 특허 만료 당시에도 제약사의 판촉 전쟁이 도마에 오른 바 있다. 당시 제약사들이 과도하게 샘플을 제공하자 일부 환자들마저 병의원 방문시 샘플을 요구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경기도의 B 비뇨기과 원장은 "시알리스 샘플 범람이 과거 비아그라 특허 만료 당시와 비슷한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며 "환자들마저 샘플을 달라고 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어 시장 질서 교란이 심히 우려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