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위원장 선정을 둘러싸고 공회전 중인 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제 살을 깎는'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어 주목된다.
비대위는 비대해진 조직이 활동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위원장을 포함해 전체 인원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다운사이징을 공론화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비대위는 실행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이달 개최되는 전국의사대표자대회 등을 위한 조직 역량 강화 방안에 대해 집중 거론한 것으로 확인됐다.
눈길을 끄는 것은 비대위 스스로 비대위 조직의 역할 부족에 대해 인정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
비대위 관계자는 "최근 의료계에서 비대위의 역할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메르스 사태로 인해 규제 기요틴 등 이슈가 가라앉으면서 상대적으로 비대위 역할도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고 밝혔다.
그는 "외부 비판에 이어 비대위 내부에서도 조직을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며 "전국 시도의사회가 추무진 회장을 단독 위원장으로 선출해야 한다고 한 것도 역시 역량 강화를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고 강조했다.
현행 4명에 달하는 비대위원장이 빠른 결정에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에 단독 위원장을 선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대위 자체에서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
현병기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내부에서도 역할이 미진하다는 말들이 오가고 있어 조직을 그대로 둘 수는 없다"며 "비대위 쇄신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비대위를 지금보다 간결한 논의 구조로 개편하기 위해 현재 비대위원과 위원장을 각각 절반으로 줄이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다만 개편까지는 절차적인 문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의원회가 비대위를 만들었기 때문에 대의원회의 승인이 있어야만 조직 개편이 가능하다"며 "전국의사대표대회 당일 비대위 전체회의를 개최해 구조 개편안을 결정해 대의원회에 인준을 받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전국의사대표자대회 당일 비대위의 쇄신안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란 말에 추무진 의협 회장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추무진 회장은 "실행위원회가 (쇄신안 등에 대해) 많은 회의를 했었고, 제안도 있었다"며 "대표자대회까지 현 체제로 가는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책임을 지기 위해 비대위와 함께 최선의 노력과 협조를 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것에 대해서는 시도의사회장단 회의 등 의견을 청취해서 심도있게 같이 논의하는 자리 마련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현행 비대위는 40여명의 비대위원과 함께 4명의 공동위원장(김주형, 현병기, 김용훈, 유용상 위원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