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독감 예방 접종 시즌. 노인 독감 NIP 사업으로 한층 더 환자가 밀려드는 상황에서 저가 독감예방접종은 여전히 문전성시였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독감 예방접종비가 싸다고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서울 S의료생활협동조합 J의원을 찾았다.
점심시간이라서 진료를 시작하지 않았는데도 대기실은 예방접종을 기다리는 환자 20여명이 자리 잡고 있었다.
진료 시작 후 약 2시간이 지난 시각에도 예방접종을 기다리는 사람 숫자는 좀처럼 줄지 않고 10여명이 앉아 있었다.
대기 중이던 한 주민은 "가격이 싸다는 소문을 듣고 지난해에 와서 (독감주사를) 맞았는데 올해는 대상포진 주사랑 함께 맞으려고 한다"며 "주말에는 남편도 데리고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무료 노인 독감 예방접종까지 하는 터라 대기 환자 약 10%는 노인이었다. 실제 14일 현재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에 따르면 J의원은 독감 백신을 138도즈 보유하고 있었다.
싸다고 소문난 이 의원은 도대체 독감 예방접종비를 얼마나 받고 있길래 주사를 맞으려는 사람이 줄을 이을까.
일반가는 1만5000원이었으며 10명 이상 왔을 때는 단체 할인까지 적용해 1만3000원을 받는다. 이것도 지난해보다 2000원이 오른 가격이다. 덕분에 온라인에는 10명이 모여서 같이 맞으러 가자는 글들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4가 백신은 2만5000원이다. 자궁경부암, 대상포진, 폐렴 백신과 함께 맞으면 가격은 더 싸진다. 11월까지 독감철 예방접종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었다.
여기다 협동조합원은 더 싼 가격인 1만3000원에 예방주사를 맞을 수 있다.
일선 개원가의 독감 예방접종비는 3만~4만원 수준. 하지만 J의원은 절반 값을 유지하고 있다.
거기다 J의원은 생활협동조합임에도 조합원의 복리후생을 위한 역할보다 저가 전략으로 일반인의 발길까지 끌고 있었다.
실제로 경기도 구리시에서 왔다는 한 시민은 "조합원은 아니지만 싸다는 소문에 아이는 물론, 부모님까지 모시고 왔다"며 "대충 8만원 정도 절약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저가 독감예방접종에 대한 문제 제기는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의사회는 독감예방접종 시즌만 되면 저가 독감예방접종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있다.
서울 P내과 원장은 "저가 독감예방접종은 공정 경쟁이라는 시장 질서를 흐트리는 주범"이라며 "환자와 의사의 신뢰를 흔드는 일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인독감까지 시작했지만 지난해보다 독감백신을 맞는 환자가 줄었다"며 "저가 독감예방접종을 하는 의원으로 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저가 독감예방접종 기관 때문에 환자들이 비싸다고 항의하면서 실랑이를 벌이는 일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서울개원내과의사회는 저가 독감예방접종기관이 수익 보전 차원에서 허위 청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감을 보이기도 했다.
저가 예방접종 기관은 낮은 접종비를 보완하는 방법으로 진찰 없이 진찰료를 청구하는 경우가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종웅 회장은 "예방백신 제공 수량과 예방접종 후 병의원이 질병관리본부에 등록한 수량을 비교해서 차이가 나는 곳을 중점 조사하면 된다"며 "제대로 저가 예방접종 기관을 솎아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