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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린병원 부도로 드러난 열악한 병원의 현실

발행날짜: 2015-11-07 06:00:05
포항 선린병원의 최종부도. 법정관리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미래가 불투명한 병원의 상황을 지켜보며 2015년 현재, 열악한 병원의 현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선린병원은 1953년 개원한 이후 60여년간 포항지역 주민의 건강을 책임진 것 이외에도 지역사회에 깊게 뿌리내리며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역할을 해왔다.

누구도 이 병원이 부도사태를 맞이할 것이라고는 생각치 못했다. 게다가 법원이 헐값에 인수를 추진해도 선뜻 나서는 투자자가 없을 것이라고는 더욱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병원계가 얼마나 영세한 지 새삼 확실해졌다.

병원은 이익폭이 워낙 작기 때문에 자금을 쌓아두는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부채를 보유한 채 운영하기 때문에 리스크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작은 파도만 쳐도 요동치는 돛단배와 다를 게 없는 것이다.

그나마 선린병원은 오랜 역사와 탄탄한 재정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지금까지 잘 운영했지만 경영진의 잘못된 결정 하나로 부도에 이르렀다.

또 한가지 분명한 것은 병원도 퇴출구조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어쨌든 기업은 경영상태가 불안정해지면 회생여력이 남아있을 때 인수합병을 통해 거듭나기를 한다.

하지만 의료법인 의료기관에겐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현행 의료법상 위반의 소지가 있고, 설령 이를 무시하고 추진한다손 치더라도 밑빠진 독에 물을 부어야 하는 의료법인에 투자자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사실은 선린병원 부도 이후 선린병원과 거래해 온 제약 도매상 및 의료장비 업체 등 지역경제 전반에 여파를 주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이 병원 아니면 갈 병원 없겠어?'라고 생각하기엔 지역거점병원이 각 지역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상당하다.

"지역거점병원은 현 정부가 강하게 추진 중인 일자리창출, 경제활성화 효과를 내고 있는 곳인데 왜 그걸 모르나. 정부가 조금만 신경을 써줘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곳인데 답답하다."

선린병원 부도 사태를 보며 얼마 전 만난 모 중소병원장의 한탄이 귀에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