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사회가 의사의 근로환경 등의 요건이 환자의 안전으로 연결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젊은의사네트워크'(JDN, Junior Doctors Network)에서 최초로 제안된 본 결의문 안건에 당시 의협과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국내 의료계는 자축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17일 의협은 지난 10월 14~1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세계의사회(World Medical Association·WMA) 총회(대표단: 강청희 의협 상근부회장, 신동천 WMA 재정기획위원장, 박경아 세계여자의사회장)에서 'Physician wellbeing'관련 결의문이 채택됐다고 전했다.
이번 결의문 채택은 의사의 웰빙이 환자의 안전으로 연결된다는 인식과 함께 세계적으로 공통된 이슈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의미라는 게 의협 측 판단.
본 결의문의 안건은 세계의사회 산하로 2010년 발족된 젊은 의사들의 모임 '젊은의사네트워크'(JDN, Junior Doctors Network)에서 최초로 제안됐다.
당시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참여한 첫번째 JDN회의에서 한국 의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현실을 알린 것이 결의문 채택에 중요한 단초가 됐다.
의협은 "이후 JDN에서 작성한 안건이 WMA 본회의에 상정돼 회원국들의 많은 관심과 함께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본 안건을 위한 워킹 그룹이 형성됐다"며 "많은 토론과 논의 끝에 4년 만에 총회에서 채택되는 쾌거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세계의사회는 이번 결의문을 통해 "의사 및 의대생들이 직업생활의 모든 단계에서 긍정적 경험과 함께 웰빙을 해칠 수 있는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에 노출된다"며 "의사들은 이같은 스트레스 요인을 유발시키는 정책 및 관행을 확인 및 개선하고, 이에 대한 방어력을 갖춘 정책 및 관행을 개발하기 위해 의사협회와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각국 의사회가 인지하고 적극 대응할 주요 권고사항으로 WMA는 안전하고 합리적인 연속 및 총 근로시간, 교대 사이 적절한 휴식시간, 적절한 수의 비번 일 등을 포함한 적절한 근로조건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조직은 직업적 자율 및 일과 생활간의 균형 문제에 대해 건설적으로 접근하고, 의사로서의 근로생활에 대한 의사결정과정에 의사가 참여할 수 있어야 하며, 근로조건으로 인해 환자 및 의사가 위험에 처해서는 안 될 것을 명시했다.
또 궁극적으로는 최적의 근로여건을 수립하는데 있어 전공의는 파트너이자 리더로서 참여할뿐 아니라 의사, 수련의 및 의대생은 협업적이고, 안전한 직장에서 일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명시했다.
의협 강청희 부회장은 "의사의 웰빙이 환자의 안전이라는 인식이 확인된 만큼 현재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안이 조속히 통과되길 촉구한다"며 "정부는 더 이상 전공의 처우를 외면하지 말고 수련환경 개선에 적극적으로 개입해달라"고 당부했다.
2010년 JDN 임원으로 활동했던 신현영 의협 대변인도 결의문 채택을 높게 평가했다.
신 대변인은 "대전협의 이름으로 JDN에서 활동하며 한국의 전공의 처우를 알리는 데 앞장섰다"며 "4년간 절차탁마의 심정으로 갈고 닦은 안건이 통과된 것으로 보니 뿌듯한 마음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