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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장이 본 달빛어린이병원의 해법

발행날짜: 2015-11-19 05:14:01

곽영호 교수 "수가 인상안 등 정부-개원가 머리 맞대야 해결"

"정부가 지금처럼 밀어부치기식으로 해선 답을 찾을 수 없다. 지금이라도 소아청소년과 개원의들과 머리를 맞대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서울대병원 곽영호 응급의학과장(소아응급)은 최근 메디칼타임즈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최근 논란이 거듭되고 있는 달빛 어린이병원의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곽영호 응급의학과장
복지부는 지난해 9월, 15개 의료기관에서 달빛어린이병원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올해 9월, 30개로 확대하려고 했지만 단 한곳만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워낙 개원가의 반발이 거세 달빛 어린이병원을 운영하는 의료기관은 물론 해당 의사까지 직간접적인 항의가 이어지자 정부가 아무리 재공모를 해도 나서는 기관이 없는 실정이다.

곽영호 과장은 전국 탑 수준의 응급실 과밀화를 겪고있는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장으로 세부 전공이 소아응급인만큼 누구보다 야간에 소아응급환자의 고충을 잘 알고 있을 터.

그는 국면 전환을 시도하려면 현재의 지원금 형태로 운영해선 자리잡기 힘들다고 봤다.

그는 "개원가의 반발이 거센 이유 중 하나는 제도를 시행하는 데 있어 별도의 수가로 책정해 제대로 추진하기 보다는 지원금 형태로 운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개원가를 설득하려면 그들이 수긍할 수 있는 수가인상안을 제시해야한다는 얘기다.

그는 "사실 개원의는 개인사업장으로 병원 문을 열고 닫는 것은 개인이 정할 사안인데 이를 강제로 하면 누가 나서겠느냐"며 "현실적으로 병원이 운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줘야 개원의 스스로도 보람을 갖고 시도해볼 수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일본 등 해외 사례를 들어 새로운 시도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지역 보건소에서 의사들이 순번제로 야간진료를 전담하는 식으로 운영 중이다.

하룻밤에 10만엔(약 100만원)을 지급해 의사들에게 금전적으로 보상해주고, 소아환자는 야간에 응급상황이 닥쳐도 허둥지둥하지 않고 보건소에서 진료를 받으면 되니 안심할 수 있다.

그는 한국의 경우 지역 내 한개 의료기관으로 환자를 몰아주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가령 오후 7시부터 12시까지는 야간진료를 운영하는 소아청소년과의원을 두고, 이후로는 대학병원에서 맡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이를 위해선 개원의들이 야간 진료를 하도록 그에 맞는 수가 지원이 필수적이다.

곽 과장은 "달빛 어린이병원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지금 상태에선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며 "정부가 개원가와 대화를 하고 함께 대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