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보건소 근무 의사 문제를 두고 현직에서 근무하는 공공보건의료 인력, 이른바 '공직의'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문가들은 공직의 생활을 포기하는 이유로 부족한 보건 사업 행정력이라고 진단하고 관련 교육 프로그램 마련이 절실하다는 의견이다.
대한공공의학회는 지난 20일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공공보건의료인력 역량강화 방안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경기 수원시 김혜경 장안구 보건소장(가정의학전문의)은 우선 의사 보건소장 수가 감소 추세인 점을 주목하며, 역량 있는 의사 지역보건관리자 양성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 보건소장은 "2001년 대비 2013년 보건소는 11개소 증가했으나, 의사 보건소장은 16명이 감소했다"며 "의사 보건소장의 감소 원인을 살펴보면, 공공보건의료기관 근무 의사들에 대한 의사단체 및 조직의 지원이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의사를 보건소장 임용해야 한다는 기준에 대한 법이 마련돼 있지만, 이를 어겼을 때 벌칙조항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벌칙조항 신설 등 미흡한 제도적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전문가들은 행정직 보건소장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미흡한 보건 사업 행정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충분한 교육 기회가 부족하다고 아쉬워했다.
김 보건소장은 "공직의의 보건 사업 행정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충분한 교육 기회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를 위해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예방의학회 등 의료계 차원에서의 교육프로그램이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동안 정부는 보건소의 전문 인력 능력개발을 위해 '지속 가능한 능력중심 전문가 양성프로그램(FMTP. field management training program)'을 운영해왔지만, 최근에는 보건소 전문 인력이 제외된 채 교육이 진행되는 등 공직의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별도의 교육 및 훈련이 전무한 상태다.
부산광역시 이소라 동구 보건소장(진단검사의학전문의)는 "현재 전국에는 3476개의 보건소 및 보건지소가 있으며, 약 2만명이 근무하고 있다"며 "이 중 근무의사는 472명이며, 의사 보건소장 101명 정도로 전체에 2.9%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그는 "때문인지 보건소 근무 의사들을 위한 교육은 전무한 상태"라며 "보건소에 행정 공무원은 발령이 난 후 수개월 동안 교육을 이유로 업무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보건소 근무 의사는 발령이 난 후부터 진료와 행정업무에 시달리고 있는데, FMTP 부활 등 공직의를 위한 체계화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