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의협과 의학회만 의료일원화에 'Yes'를 외칠 뿐 시도의사회로부터 시작된 일원화 반대 여론이 불신임 사태로 불붙고 있다.
이례적인 시도의사회의 회장 불신임 거론에 이어 전국의사총연합이 추무진 회장에 대한 불신임 서명을 받자, 미래를 생각하는 소아청소년과의사모임마저 불신임 온라인 서명전에 돌입했다.
특히 한방대책특별위원회를 비롯한 의료계가 의-한 정책협의체의 탈퇴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의협 집행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9일 미래를 생각하는 소아청소년과의사모임(미소모)이 추무진 의협 회장에 대한 탄핵 서명전에 돌입했다.
앞서 전국의사총연합도 추무진 집행부가 의료일원화를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메일 및 팩스 방식의 탄핵 청원 서명 운동을 시작한 바 있다.
추무진 회장이 한의사들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합의안을 강요하는 복지부를 묵인하고, 의학회와 밀실에서 의료일원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게 전의총의 판단.
미소모 역시 밀실야합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미소모는 "의협이 경쟁력에서 밀려 자연 도퇴될 운명인 한의사 직역에 심폐소생술을 해줄 엉터리 의료일원화를 회원의 의사에 반해 추진하고 있다"며 "추무진 회장에 대한 탄핵 서명에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서명 명부는 취합되는 대로 의협 대의원회에 전달한다는 방침.
의협 산한 한방대책특별위원회도 정책 협의체 탈퇴를 요구하며 의협 발 의료일원화에 반기를 들었다.
한특위는 19일 회의를 개최하고 추무진 회장과 집행부에 전달하는 권고문을 마련했다.
한특위는 "최근 공개된 11월 19일에 의협으로 보내온 보건복지부가 마련했다는 소위 국민 의료 향상을 위한 의료현안 협의체 합의문 안을 보고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며 "15년 뒤에 부도 수표가 될 수 있는 의료일원화를 앞세워 어떻게든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게 하려는 꼼수가 보여 실소를 자아낸다"고 지적했다.
한특위는 "그동안의 행적과 상호교류 촉진이라는 문구, 그리고 추무진 회장의 '한방사의 연수 후 의사자격 부여 발언' 논란 등을 볼 때 추 회장이 한방의 오류를 정면으로 부딪혀 해결하는것은 피하고 있다"며 "그저 한방과 서로 사이좋게 지내는 걸 추구한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한특위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락하려는 의료현안 협의체에서의 탈퇴 ▲현 상황과 한방의 폐해에 대해 전 회원에게 공지 ▲현대의료기기 허용 움직임에 대한 무기한 전면 파업 선언을 요구한다는 방침.
최성호 대한개원내과의사회 부회장도 정책협의체 탈퇴를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대한의사협회가 추진하고자 하는 의학 교육을 통한 의료일원화의 방안은 장기적으로 보면 옳바른 방안일 수도 있다"며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중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의협의 일원화 방안이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위한 수단과 목적으로 이용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더구나 의료와 한방의료 간 교류를 촉진하고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확대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복지부의 중재안을 보면서 더 이상의 논의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협이 즉각 복지부 , 한의사협회와의 대화를 중단해야 한다"며 "복지부가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한다면 복지부의 행위가 적법한 행위인가에 대하여 법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의협 관계자는 "협회가 의한 정책협의체에 참여해 정부의 일방적인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사용 주장을 막아왔다"며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해 협회가 일관된 주장을 펼쳐왔는데도 마치 이를 용인해준 것처럼 오해를 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