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강대희 학장(53·예방의학교실 교수)은 최연소 학장 타이틀에 이어 3연임 학장이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줬다. 그는 세번째 임기에서 어떤 계획을 갖고 있을까. 강 학장을 만나 계획을 들어봤다.
"일단 선출직으로 3번째 연임한 것에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만큼 책임이 무겁다."
강대희 학장은 자신을 지지해 준 교수들의 기대에 부흥해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고 했다.
그가 3연임에 도전한 결정적 이유는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된 '2016 이종욱 교육과정'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다.
앞서 강 학장은 새로운 교육과정을 개발한 데 이어 각 과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 이를 도입한 바 있다.
그는 "앞서 권이혁 전 학장이 통합교과과목을 도입한 이후 기본적인 교과과정의 원칙을 처음 바꾼 것"이라며 "학생주도형 교육과정이 그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의대는 올해부터 본과 1년부터 선택교과과목이 도입된다. 의대생은 임상, 연구 등 자신이 관심 있는 과목을 선택해 보다 깊이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의대 학부과정 교육과정은 짜여진 틀에서 수동적으로 수업을 받는 식이었다. 다시 말해 의대생은 자신의 관심분야와 무관하게 학교가 정해놓은 수업을 이수해야 했다.
선택교과과목 개설은 기존의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과목 이외 심화된 내용을 다룰 수 있는 과정으로, 학생들의 선택권을 존중한다는 점 이외에도 각 분야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강 학장은 "의과대학 학부과정에서 선택과목이 생기는 것은 서울의대가 처음"이라며 "각 과 교수들에게 강좌 개설 요청서를 보내놨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올해 본과 1년부터 연구과정을 도입할 예정이다. 의과학자를 양성하자는 취지로 의과대학 시절부터 연구과정을 포함시킴으로써 연구 능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의료윤리 및 인성을 두루 갖춘 의사상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 인문사회의학 교과과정을 도입한다.
그는 "매년 2개 분야의 교육과정을 개설, 총 8개 과정을 운영할 것"이라며 "올해 2개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강 학장이 교육과정에 신경쓰는 이유는 기존의 의과대학 교육으로는 빠르게 발전하는 미래의료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의사를 양성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의사는 전문 분야에 대해 세분화, 전문화 돼 있지만 미래의 의사는 각 분야를 잘 아우를 수 있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자질을 갖추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의과대학 교과과정에서도 이 같은 능력을 함양하는데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 학장은 의과대학 시설 확충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융합의학교육연구관 공사에 이어 임기 중에 의대 도서관 확장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그는 "융합의학교육연구관은 올해 여름 문을 열 예정"이라며 "이곳은 200석 강당 2개를 포함한 다양한 휴게공간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학생들이 교육도 받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연구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는 공간으로 만들 생각"이라며 "기초와 임상, 의학과 인문 분야의 융합이 활발하게 진행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