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궐기대회 발언권, 누가 약속했을까? "오해가 부른 참사"

발행날짜: 2016-02-01 12:00:58

비대위-의혁투, 발언 방식·조건 '동상이몽'…사회자 변경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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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사대표자 궐기대회에서 발언권을 둘러싼 의료혁신투쟁위원회(의혁투)와 집행부 임원간 몸싸움까지 일어나면서 누가 발언권을 줬느냐를 두고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의혁투는 집행부와 범의료계 비상대책위원회가 사전 발언을 약속했다는 입장. 반면 비대위는 사전 약속은 없었다며 선을 긋고 있다.

30일 벌어진 궐기대회의 파행과 회원-임원진간 몸싸움은 왜 벌어졌을까? 표면적으로는 발언권 얻기 위한 싸움이었지만 내막은 조금 복잡하다.

앞서 의혁투 최대집 대표는 소속 20여명 회원들과 함께 궐기대회 막판 발언권을 요구하며 단상에 난입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최 대표는 이를 저지하려던 박종률 의무이사와 한동안 몸싸움을 벌였다.

집행부와 비상대책위원회로부터 궐기대회 행사에서 발언권을 약속 받았다는 것이 의혁투의 주장.

문제의 발단은 14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국의사총연합 관계자는 모처에서 비대위 고위 위원을 만났다.

당시 비대위 고위 위원이 행사 당일의 혼란을 우려해 사전 발언권을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 전의총 관계자의 주장. 전의총 관계자는 "먼저 비대위 고위 위원이 발언권 이야기를 꺼냈고 이를 최대집 의혁투 대표에게 전화해 전달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반면 비대위 고위 관계자는 발언권 요청을 수락한 적 없다는 입장. 그는 "당시 사적인 자리였고 발언권을 줄 만한 위치도 아니었다"며 "실제로 발언권 이야기를 꺼냈다면 최대집 대표에게 직접 말하지, 당사가 아닌 사람(전의총 관계자)에게 말하겠냐"고 반박했다.

전의총 관계자와 비대위의 동상이몽이 시작된 셈.

상황을 모르는 최대집 대표는 행사 당일 "발언권을 약속했기 때문에 평화적으로 피켓 시위만 했다"며 "그런데도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채 가만히 있으라고 했기 때문에 이렇게 (난입)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최대집 대표가 "발언권을 약속받았다"는 언급은 전의총 관계자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었기 때문에 가능한 주장이었다.

분위기가 격화되자 이광래 비대위원장이 중재에 나섰다. 피켓 시위대를 행사장 뒤편으로 물러나게 하면 발언권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사전 발언권 약속'을 믿고 있는 최대집 대표가 이를 받아들일리 없었다.

비대위 관계자는 "당시 의혁투가 계속 발언을 요청해 그렇게 하도록 배려했지만 피켓을 들고 추무진 회장의 자리까지 계속 밀고 들어왔다"며 "행사가 끝나고 발언권을 준다는 생각이었는데 막무가내로 단상에 난입했다"고 화살을 의혁투에 돌렸다.

비대위도 일부 비대위원의 사전 약속 여부에 대해서 몰랐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중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저간 사정을 모르는 박종률 의무이사 역시 행사 당일 난입을 저지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박 이사는 "궐기대회 사회자가 급히 변경되면서 의혁투의 발언권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듣지 못했다"며 "따라서 무대에 난입한 최대집 대표를 저지하려는 것은 사회자로서 당연한 의무 아니겠냐"고 항변했다.

최대집 대표는 "발언권 약속을 믿고 평화적으로 시위를 했다"며 "하지만 집행부와 비대위가 평화 시위를 전제로 발언권을 제한한 것은 행사가 끝날 때까지 아무 말도 못하게 하기 위한 노림수가 아니겠냐"고 항변했다.

최대집 대표 역시 전의총 관계자가 전달한 발언권 약속을 그대로 믿었기 때문에 비대위가 제안한 중재안을 '말 바꾸기'로 인식했음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발언권 약속을 둘러싼 전의총, 비대위, 의혁투의 동상이몽이 빚어낸 참사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