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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니 하겠지만" 간호간병서비스 조기 시행 시각차

발행날짜: 2016-03-15 05:05:58

계산기 두드리는 상급종병…한숨만 늘어가는 중소병원

메르스 사태 후속대책으로 간호·간병서비스 대상이 오는 4월, 상급종합병원으로 확대됨에 따라 병원계가 발칵 뒤집혔다.

당초 2018년도 시행 예정이었던 것을 당장 다음달로 앞당긴 탓이다.

상급종합병원은 도입 여부에 따른 병원 손실을 계산하느라 바쁘고, 병원급 의료기관은 그나마 간신히 붙잡고 있던 간호사마저 떠나는 게 아닌가 벌써부터 걱정이다.

14일 일부 상급종병 및 종합병원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수도권에 위치한 다수의 상급종합병원이 제도 시행을 전제로 진지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중 일부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모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최근 간담회를 마련해 당초 계획(‘18)을 앞당겨 오는 4월 확대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추진 계획을 설명하고, 상급종합병원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것을 요청한 바 있다.
소위 빅4병원으로 꼽히는 A대학병원 관계자는 "선택사항이라고는 하지만 상급종합병원 타이틀을 갖고 있는 이상, 참여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최소한의 규모로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권 B대학병원 한 임원은 "일단 인근 대학병원 추이를 살피고 있다"며 "간호사 인력을 추가로 채용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지만 도입을 전제로 논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는 "복지부 장관이 간담회를 마련해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고, 수가 가산 정책을 제시해주는 식이라 대학병원들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 병원 또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경기도 C대학병원은 간호사 추가채용 인력 및 인건비를 파악하는 등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심지어 일부 상급종합병원은 정부가 책정한 간호사 급여보다 높아 간호사 추가 채용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예상됨에도 일단 제도 시행을 전제로 검토 중인 곳도 있다.

실제로 C대학병원 기조실장은 "시뮬레이션 결과 인건비 부분에서 마이너스가 예상된다. 정부에서 일부 보전해주겠다고 했지만 워낙 급여차이가 커서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C대학병원은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제도인 만큼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쯤되자 간호사 이탈이 우려되는 중소병원들은 벌써부터 걱정이다.

중소병원협회는 14일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적용시기를 4월로 조기 확대함에 따라 지방의료 붕괴가 가속화될 위기"라며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최근 정부가 간호사 이탈을 최소화 하고자 "간호등급 3등급 이상의 의료기관 우선적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지방 중소병원의 80%가 간호인력 부족으로 간호등급 6~7등급인 현실을 도외시한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는 유휴간호사 활용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지만 '간호인력취업 지원사업'에 대한 실질적인 결과물은 없는 상태라고 꼬집었다.

중소병원협회 홍정용 회장은 "앞서 포괄간호서비스를 시행한 대학병원 인근의 중소병원들은 간호사 이탈을 물론 간호사 임금이 급등하면서 경영난이 더 심각해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간호사 이탈을 막으려다보니 울며 겨자먹기로 인건비를 인상, 병원경영이 어려울 정도"라며 "4월 조기확대되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