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를 힘겹게 극복한 대학병원들이 계속되는 환율 하락으로 깊은 한숨을 쉬고 있다.
메르스로 인해 발길을 돌렸던 해외환자들이 서서히 돌아오고 있지만 환율로 인해 수익성은 점점 더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A대학병원 보직자는 "메르스로 사태 이후 겨우 해외환자들을 다시 유치하고 있지만 실적은 예년의 반토막도 되지 않는 실정"이라며 "과거 캐시카우로 여겨졌던 해외환자가 계륵이 되어 가고 있다"고 털어놨다.
환자 유치를 위해 에이전시 등에 들어가는 비용은 여전한데다 인건비 등은 변함이 없지만 수익이 급감하면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대부분 대학병원들이 유치하는 지역이 러시아와 중국에 치중돼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중국의 상황이 나빠지면서 동반 하락하고 있는 것.
실제로 최근 러시아의 경기 침체로 루블화 가치가 추락을 지속하고 있으며 중국 또한 위안화 평가 절화에 이어 주가 폭락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
특히 해외환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대학병원들의 타격은 상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예년에 비해 수십억원의 손해가 나고 있는 이유다.
B대학병원 보직자는 "예년에 비해 해외환자 수입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그나마 환자는 돌아오는 추세지만 수익성은 비교할 수준이 아닌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문제는 해외환자의 70% 가량이 러시아에서 유치한 환자라는 것"이라며 "다른 지역으로 대상을 넓히려 하지만 당분간 어려움이 계속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계속되는 수익성 악화에 그동안 해외환자 유치 통로였던 에이전시들도 손을 놓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어 더욱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이미 자력으로 유치가 가능한 병원들은 유지가 가능하지만 에이전시에 의존했던 병원들은 그나마 유입되던 환자까지 잃게 생겼기 때문이다.
A대병원 보직자는 "수익성이 너무 악화되다 보니 에이전시들도 등을 돌리는 것은 물론 심지어 사업을 접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에이전시에 의존해 환자를 넘겨받던 병원들은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