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척-세척-소독-헹굼-건조-보관-내시경 부속기구 소독 등 내시경 장비 하나를 소독하는데 드는 시간은 40여분. 비용은 1만 7860원.
하지만 심평원이 대학병원을 현지실사해 산출한 내시경 1회 소독비용은 6400원. 이마저도 30%만 인정, 2000원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책정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최근 대한위장내시경학회(회장 김용범)에 이어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이사장 김용태·서울대병원)도 20일 일산 킨텍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진행 중인 2차 상대가치점수개편 관련, 여전히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내시경소독수가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날 소화기내기경학회 김용태 이사장은 "최근 정부가 검토 중인 내시경 소독수가 수준으로 결정되는 것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면서 "심평원 뿐만 아니라 복지부, 기재부 등 관련 부처와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시경 수가가 처음 산정됐을 과거의 에피소드를 전하며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원로 선배가 말하길, 과거에는 보다 많은 이들이 내시경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자 원가보다 낮은 수가를 책정했다더라. 시대가 바뀌었는데 과거의 기준이 그대로 반영되는 것은 문제"라고 했다.
내시경 검사의 질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높아졌고 정부 차원에서도 소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시대가 변한만큼 수가도 달리 책정돼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파키스탄 등 의료후진국에서도 내시경 수가는 10만원 수준. 전 세계 어느 국가와 비교해도 한국은 최하위 수준이라는 게 학회 측의 설명이다.
이쯤되자 아예 상대가치점수와 무관한 별도 기금에서 조달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소화기내기경학회 한정호 보험이사(충북대병원)는 "수년 째 내시경 소독수가 인상 필요성을 제기해왔지만 바뀌지 않았다"며 "이번에 대대적인 상대가치개편에서도 변함이 없다면 학회차원에서 특단의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어 "내시경 소독수가는 환자 안전과 직결된 부분으로 감염 관련 기금을 투입해아한다"며 "운영의 한계가 있는 상대가치수가로 묶어둬선 될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내시경 소독의 질을 높여야할 정부가 오히려 의료기관에 편법이나 불법을 자행하도록 조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에 따르면 내시경 소독액은 한번 따면 15일 이내에 사용해야한다. 내시경 건수가 많은 대학병원은 문제될 게 없지만 중소병원이나 개원가는 상당부분을 버려야하는 실정.
이 같은 이유로 세척액은 수가와 별도로 1:1로 보상해줘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최소한 원가 1만 7860원 중 8000원~1만원 수준의 수가를 맞춰줘야 한다"며 "특히 한번 따면 버려야하는 세척액에 대해서는 따로 산정해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 보험이사는 소독수가 이슈를 간호업계와도 한목소리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시경 소독은 간호사의 업무로 현재 수가에선 간호사의 소독하는 행위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 상태. 40여분에 걸쳐 진행되는 작업임에도 수가로는 전혀 인정되지 않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한정보 보험이사는 "이는 간호업계에서도 함께 목소리를 내줘야하는 문제"라며 "최근 보험간호사회 등과 만남을 갖는 등 대안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