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단체 중 가장 빠르게 수가협상단을 구성한 대한의사협회가 현재의 수가협상 방식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17조원에 이른 건강보험 재정흑자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 수가협상단장으로 나선 김주형 전라북도의사회장은 27일 건보공단 출입기자협의회와 가진 간담회를 통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7조원에 이른 건강보험 흑자가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고 말하지만, 동네의원도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며 "역지사지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즉 동네의원이 어느 때보다 경영적으로 위기에 놓여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건보공단이 최근 발표한 '2015 건강보험 주요통계'에 따르면,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는 증가했지만 그에 따른 종별 점유율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16조5417억원으로 전년보다 진료비가 5.8% 증가했으나 종별 점유율은 오히려 0.3%p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주형 수가협상단장은 "동네의원의 수입은 주로 진찰료가 크게 차지하는데, 진찰료의 상승은 굉장히 더딘 반면 행위료의 증가는 상대적으로 높았다"며 "따라서 행위료 수입이 진료수입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병원급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동네의원은 위기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의협 수가협상단은 매번 수가협상에서 제기됐던 협상 진행방식 개선을 요구했다.
즉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하는 추가 재정분(수가 밴딩 폭)을 공개하라는 것이다.
김동석 수가협상위원(서울산부인과의원)은 "현재의 수가협상 방식은 미니총액제나 마찬가지"라며 "수가 밴딩 폭을 정해 놓고 이를 공개하지 않고 각 의약단체들이 싸우도록 부추기는 것인데 이는 국민정서 상에도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수가협상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이철호 전 의협 부회장은 "제일 큰 문제는 협상이라는 말을 하기 창피할 정도"라며 "수가 밴딩 폭을 공개해지고 이를 가지고 서로 협상해야지 맞다. 현재까지 이 점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이어 "협상이 아니라 배식을 받는 느낌이다"며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었다.
한편, 의협은 2013년 수가협상의 수가 인상률 2.4%를 필두로 2014년 3.0%, 2015년 3.1%, 2016년 3.0%로 매년 인상률이 3% 이상 추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