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자보환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상급종합병원과 병원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한의계는 진료 표준화 효과로 보고 있지만, 의료계는 높은 삭감률에 따른 반사 효과로 보고 있다. 즉, 잦은 삭감에 지친 병·의원이 자보환자를 줄이면서 그들이 한방 의료기관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얘기다.
4일 대한한방볍원협회가 발표한 자동차보험 요양기관종별 심사실적에 따르면 2014년도 대비 2015년도 한방병원은 물론 한의원의 자보환자 청구건수 및 자동차보험 진료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방병원의 자보환자 청구건수는 79만5000건에서 100만9000건(+26.9%)으로 급증했으며 한의원 또한 366만9000건에서 450만6000건으로 22.8% 늘었다.
주목할 점은 한방 의료기관의 가파른 자동차보험 진료비의 증가률.
한의원과 한방병원은 크게 증가한 반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병원의 증가률은 한자리수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한방병원의 자동차보험 진료비는 2014년도 787억원에서 2015년도 1100억원으로 약 39.8%늘었으며 한의원은 1911억원에서 2479억원으로 29.7%증가했다.
반면 병원급 의료기관의 자동차보험 진료비는 2014년도 2638억원에서 2015년도 2660억원으로 0.8%증가했으며 상급종합병원도 2021억원에서 2117억원으로 4.7%상승하는데 그쳤다.
심지어 상급종합병원의 청구건수는 2014년도 38만6000건에서 37만2000 3.6%감소했으며 병원급의 청구건수도 1.8% 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한방병원협회 측은 한방치료가 자동차보험 체계를 표준화한 점을 시장확대 요인으로 꼽았다.
한방병원협회 신준식 회장은 "심평원이 한방 자보심사를 시작하면서 신뢰성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면서 "계속해서 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사업을 통해 민영보험 상품 확대, 추나요법 급여화 시범사업 등 표준화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이에 대해 중소병원협회 홍정용 회장은 "최근 의료계는 자보환자 진료 삭감률이 워낙 높아보니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짙다"면서 "이 같은 이유로 한방 의료기관의 자보 진료비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한방 의료기관에 환자가 몰리는 것은 상관없지만 한방 자보환자 진료비 증가를 이유로 건보 재정 압박이 높아지는 게 걱정"이라며 "재정 부족을 이유로 또 의료계를 옭죄는 게 아닌가 벌써부터 우려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