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학협회종양학회지에 여포성 변형 유두암을 암이 아닌 종양으로 병명을 개정, 갑상선암 수술 논란에 새로운 불씨를 당겼다.
국내 갑상선암 조기검진 논란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발표는 치료받아야 할 환자를 놓치는 게 아닌가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국제 의사위원회는 미국의사협회지 종양학(JAMA Oncology)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여포성 변형 유두암'을 지켜본 결과 마치 암세포의 핵처럼 보이지만 피막을 벗어나지 않아 암이 아닌 종양으로 봐야한다고 판단했다.
이와 더불어 갑상선 전체를 제거하고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하는 것은 오히려 유해하다고 봤다.
병변을 무턱대고 암으로 분류하는 것은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유해한 치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이번 재분류 위원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를 논의하기 위한 국제 전문가위원회에는 병리과 전문의 24명, 내분비학과 전문의 2명, 외과 전문의 1명, 정신과 전문의 1명, 환자 1명으로 구성된 조직으로 전 세계의 여러 의료기관에서 200건의 사례를 수집해 분석했다.
그 결과, 피막 안에 머무는 종양을 가진 환자 즉, 여포성 변형 유두암 환자는 10년간 암이 전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종양이 피막에 국한돼 있는 환자는 예후가 매우 양호하므로 갑상선 절제술은 물론 방사선치료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갑상선암 수술을 하는 외과의사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박해린 총무이사(강남차병원)는 "이번 발표 이후 일부 절제술을 통해 여포성 변형 유두암으로 진단된 환자는 전절제 혹은 방사선치료를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자칫 갑상선암 환자가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식으로 재해석되는 것에 대해선 강하게 우려를 드러냈다.
특히 그는 "갑상선암으로 진단된 환자가 감소할 수는 있지만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면서 "소수의 사례를 전체로 확대해석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술을 하기 전에는 여포성 변형 유두암의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면서 "세침검사만으로 여포성암으로 판단하는 것은 자칫 치료받아야 할 환자를 놓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혹이 3cm이상이고 세침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온 환자라도 간혹 암인 경우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암이 아니더라도 종양이 크면 환자가 이물감 등 불편을 호소해 수술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면서 "이번 연구결과 보고로 환자들이 수술 자체를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질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