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 과거 옥시 가습기 살균제 문제와 관련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던 것이 참 아쉽다"는 말로 피해자들을 위로했다.
의협에서 소비자단체를 초청, 가습기 살균제 피해 관련 설명을 듣는 등 좀 더 일찍 공론화할 기회가 있었지만 당시 피해 주장과는 정반대의 독성실험 결과가 나오면서 실기했다는 것이다.
10일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SNS를 통해 의협이 국민건강을 위한 공익단체로서 옥시 가습기 살균제 문제에 접근하려 했었던 일화를 공개했다.
그는 "최근 본격적으로 공론화되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의 문제가, 실은 3년 전 좀 더 일찍 공론화가 될 수 있었다"며 "의사협회장직에 재직하던 2013년 5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접하고서 의협이 나서야 하는 문제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녹색소비자연대 조윤미 대표를 의협 회의실로 모셔 임원들과 함께 가습기 살균제 피해관련 설명을 들었다"며 "이미 손소독제인 데톨이 호흡기로 흡인되는 경우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저를 포함한 일부의 의사들이 알고 있던 터였다"고 강조했다.
데톨을 마신 환자를 위세척하는 과정에서 토물이 호흡기로 흡인되는 경우 폐렴과 급성호흡부전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기에 가습기 살균제도 호흡기에 중대한 손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는 게 그의 판단.
노환규 전 회장은 "조윤미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토로했고 옥시 본사뿐 아니라 가습기 살균제를 생산했던 모든 국내회사들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며 "김앤장이라는 국내 최대 로펌은 돈을 받고 가습기 살균제 생산업체를 대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분노를 표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듣는 이들이 모두 공감했지만 당시 의협의 본격적인 개입과 이슈화를 막은 것이 옥시측이 김앤장과 함께 제출한 독성실험결과였다"며 "옥시 측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서는 임상적 경험에 토대한 의혹을 제기 또는 독자적인 독성실험의 결과에 기반한 의혹제기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래서 서울대 연구진의 조작 의혹은 더욱 중요하다"며 "연구결과 조작 의혹은 철저히 규명돼야 하고 아울러 구속된 교수는 옥시와 김앤장측의 짜집기를 주장하고 있으니 이 부분에 대한 철저한 수사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문제 제기를 한) 녹색소비자연대의 조윤미 공동대표에게 뒤늦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지난 해 의료희망연구원 이름으로 만들어진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다룬 카드뉴스가 공론화에 그나마 기여했다 생각해 늦게나마 다행이라 위로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