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 세부전문의로 가느냐, 노년내과 분과전문의로 가느냐. 학계 내에서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가정의학회가 노인의학을 수련과정에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어 주목된다.
가정의학회 양윤준 이사장은 오는 20~22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춘계학회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향후 전공의 수련 프로그램에 노인의학 분야를 강화할 계획을 밝혔다.
이번 춘계학회의 대주제도 '건강장수, 노인의학 전문가인 가정의와 함께'로 정했다.
양 이사장은 "가정의학과 공통 수련과정에 노인의학 커리큘럼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와 더불어 기존의 지도전문의도 노인의학 과정을 이수하는 것을 필수조항으로 넣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자격 취득 요건으로 일정 수 이상의 노인환자를 진료했는지, 노인환자를 진료하는데 충분한 실력을 갖췄는지 등을 평가하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노인환자 수를 정할 것인지 혹은 노인환자 진료의 질로 평가할 것인지는 논의 중이다.
중요한 점은 앞으로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누구나 노인환자를 전문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춰 배출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수련을 마친 현직의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향후 연수교육 등을 통해 추가 교육을 받도록 할 예정이다.
가정의학회는 이미 5년전부터 노인의학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 노인의학 인증의 자격을 인정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기존의 노인의학 인증의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 한 어드밴스 코스(Advance course)를 마련, 향후 세부전문의 혹은 분과전문의 제도에 대비할 계획이다.
이처럼 가정의학회가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미 한국은 초고령사회 진입 속도가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진 상황.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불과 10년내로 노인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할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질 것이라는 게 학회 측의 분석이다.
양 이사장은 "지금은 노인환자를 진료한다고 수가를 더 주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의료기관 입장에선 노인정액제 때문에 노인환자를 꺼리는 게 현실이지만 미래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내과학회가 분과전문의로 간다면 우리 또한 분과전문를 준비할 것이고, 세부전문의가 가능하다면 적극 참여할 것"이라며 "가정의학과는 모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