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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의협발 해임 아이러니

발행날짜: 2016-05-26 05:00:53

의협서 방출된 강청희, 공제조합 이사진 해임 조치로 맞불

"정당한 이유도 없이 보직 해임 통보를 받았습니다."

최근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 직에서 물러난 강청희 전 부회장의 하소연이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강청희 전 부회장을 방출한 의협 집행부가 내뱉은 소리다.

의협은 집행부 라인인 박영부, 임익강 이사가 이유없이 의료배상공제조합에서 해임됐다며 강청희 전 부회장이 했던 하소연을 그대로 되풀이해 눈길을 끌고 있다.

25일 의료배상공제조합에서 새로운 이사장 선출을 둘러싸고 볼썽 사나운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

의협 집행부가 해임 조치한 강청희 전 의협 부회장은 의료배상공제조합 이사장 직에서 물러날 이유가 없다며 이사장 유지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

'알 수 없는 이유'로 해임됐다는 그 역시 의협 집행부 라인으로 분류되는 박영부, 임익강 이사를 해임하며 이른 '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갈등의 원인은 의협에서 방출된 강청희 전 부회장이 의협 의료배상공제조합 이사장 직을 맡고 있었다는 것.

의협 집행부는 의협 추천 인사가 공제조합 이사장으로 선임됐던 관례에 비춰보면, 부회장이 바뀐 만큼 이사장도 새로운 인물로 교체돼야 한다는 입장.

반면 강청희 이사장은 의협이 무리하게 이사장 교체를 위해 긴급이사회를 소집, 운영규정을 자의적으로 개정했다고 맞서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의협 집행부와 강청희 이사장 모두 '해임'이라는 카드로 맞서고 있다는 점이다.

공제조합 박영부, 임익강, 이우용 이사는 지난 21일 강청희 이사장을 배제한 채 긴급 이사회를 소집, 이사회 운영규정 개정의 건과 강청희 이사장 사퇴권고안 대의원총회 상정의 건 등을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부, 임익강 이사가 긴급 이사회를 소집한다는 문자를 조합원에게 발송하자 강청희 이사장은 해임 카드를 꺼내들었다.

강청희 이사장은 정관 제10조 제3항 이사업무분담에 관한 규정 제4조를 근거로 박영무 재무이사와 임익강 총무이사를 이사로 강등시켰다.

해임의 이유는 해당 이사진들의 이사장의 지시에 대한 불이행인 것으로 알려졌다. 집행부 라인의 상임이사들이 강청희 이사장을 '전 이사장'으로 호칭하는 등 하극상을 일으켰다는 게 배상공제조합 측 관계자의 언급.

의협은 "긴급 이사회를 소집 요구한 이사들의 동의없이 강청희 이사장이 자의적으로 이를 취소한다는 문자를 발송했다"며 "이후 긴급 이사회가 개최됐음에도 이를 자의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의료배상공제조합으로부터 임익강 총무이사와 박영부 재무이사가 해임 통보 문자를 받았다"며 "기존 이사회 소집을 요구했던 이사들이 오히려 정당한 이유도 없이 보직 해임 통보 문자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는 사실상 강청희 이사장이 의협에서 방출 통보를 받으며 했던 "해임의 이유를 알 수 없다"는 말을 그대로 되풀이 한 것.

의료계 관계자는 "의협이나 의료배상공제조합이나 누가 잘했다, 잘못했다를 판단할 수 없을 만큼 감정싸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강청희 전 부회장이 해임되며 억울하다는 말을 한 것을 의협 집행부 인사들이 반복하는 것을 보면 참 아이러니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