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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 감염관리 개편안…인력·수가 재조정해야"

발행날짜: 2016-05-28 05:00:53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지적 "현실적 무리 있다"

정부가 마련한 감염병 관리 개편안이 기본적인 틀은 우수하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허점을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행 시기까지 감염 관리 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힘들 뿐더러 책정된 수가로는 제도의 기능을 제대로 살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사진 왼쪽부터 유소연 부회장, 유진홍 회장, 엄중식 정책이사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는 27일 서울아산병원에서 '메르스 1년 의료관련감염관리 어디로 가아하나'를 주제로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학회 유진홍 회장은 "메르스 사태로 의료관련 감염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뒤이어 이러한 관리 방안이 나온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라며 "하지만 본래 취지와 별개로 여러가지 한계가 나오고 있어 학회 차원에서 이러한 문제를 논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가 가장 먼저 문제로 제시한 부분은 인력 문제다.

감염관리실을 구성하고 인력을 배치하는 것은 반길 일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시행 시기에 맞게 기준을 맞추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학회 유소연 부회장은 "정부 계획대로라면 2018년까지 1500명의 감염관리전담자를 선발해야 한다"며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이러한 인력을 키워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특히 감염관리전담자는 매년 16시간의 교육을 이수해야 하지만 현재 교육을 진행중인 곳은 학회와 감염관리간호사회 두곳에 불과하다"며 "이 인원을 교육시킬 수 있는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의사인력 또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변경된 기준에 따르면 2018년 10월부터는 감염관리실에 300병상 당 1명 이상의 감염관리의사를 배치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감염내과 전문의는 전국에 200여명 밖에 없다는 점에서 과연 기준에 맞춰 감염관리실을 구성할 수 있겠는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유진홍 회장은 "기준에 따르면 감염관리의사는 일주일에 20시간 이상 감염관리업무를 해야 한다"며 "상근에 가까운 일인데 이를 배치할 수 있는 병원이 몇개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감염관리전담인력을 교육할 수 있는 충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지속적으로 운영이 가능하도록 정책적으로 배려해야 한다"며 "단기적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책정된 수가도 지나치게 낮게 책정됐다는 것이 학회의 지적이다. 지금 책정된 수가로는 인건비도 제대로 충당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것.

학회 엄중식 정책이사는 "책정된 수가가 학회가 제시한 수준의 60%에 불과하다"며 "지금 수가로는 감염관리실을 운영하기 위한 인건비 정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학회에서 제시한 수가를 맞출 수 없더라도 최소한 감염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을 정도는 책정해 줘야 한다"며 "수가 개선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