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의사협회장의 싸움이 불붙었다. 의협이 노환규 전 회장을 겨냥, 분열 조장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하자, 노환규 전 회장은 추무진 회장의 재신임 촉구로 응수하고 나섰다.
30일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이 SNS를 통해 추무진 회장의 재신임을 촉구했다.
앞서 노 전 회장은 "추무진 의협 회장이 한의사협회와 함께 여전히 의료일원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이에 의협은 반박 입장 발표를 통해 "노환규 전 의협회장이 SNS와 의사커뮤니티 등을 통해, 잘못된 정보와 오해에서 비롯된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유포하고 있다"며 "의료계의 내부 분열을 조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노환규 전 회장의 재신임 촉구는 의협의 반박에 대한 재반격인 셈.
노 전 회장은 "중환자기피법에는 무기력과 무대책으로 일관하면서 의한방일원화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은 즉시 의사회원들에게 재신임을 물어 거취를 결정하라"고 밝혔다.
추무진 회장의 섣부른 의-한방 일원화 계획 발표로 한방 현대화와 급여확대라는 한의사협회와 정부정책에 힘을 실어주었고, 의한방일원화에 대한 의지를 버리지 않는 등 회원들의 신임을 잃었다는 게 노 전 회장의 판단.
노환규 전 회장은 "지난 1월 21일, 전국의사총연합은 추무진 의협회장의 탄핵을 요구하는 회원들의 요구서를 의협 대의원회에 전달한 바 있다"며 "추무진 회장의 탄핵을 요구한 회원은 7063표로서 직선제 아래 치러진 39대 의사협회장 선거에서 추무진 회장이 득표한 3285표의 두 배가 넘는 숫자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회원들의 탄핵운동이 촉발된 결정적인 이유는 의사협회가 의료일원화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2016년 1월까지 구성해 2025년까지 의료일원화를 완수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잠정 결정했기 때문이다"며 "의협은 기존 한의사가 소정의 교육과 면허시험을 통과하면 의사면허를 부여하는 구체적 방안까지 마련해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방적인 의료일원화 발표는 결과적으로 한의사협회의 현대의료기기 허용 주장에 정당성을 부여했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의료일원화 움직임에 힘을 실어줬다"며 "정부가 2015년 12월 '한의약을 통한 국민 건강 향상 및 국가 경쟁력 제고'라는 비전을 발표했지만 의협은 대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추무진 회장이 회원들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의한방일원화에 대한 의지를 버리지 않았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추 회장이 공단 특강에서 "의사도 어렵고 한의사도 어렵다. 해결을 위해서는 협진이 필요하고 면허 일원화가 필요하다. 의한방일원화를 위해 한의사협회와 만나고 있는데 쉽지 않다"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다.
노환규 전 회장은 "추무진 회장은 올해 초까지도 여전히 의료일원화 관련 토론회에 참석하고자 했다"며 "불과 열흘 전인 지난 5월 20일, 건강보험공단 최고위과정 중 특강에 참여한 추무진 회장은 기존에 준비되었던 강의록 외에 비 보도를 전제로 의료일원화와 관련한 별도의 슬라이드 자료를 준비해 와 발표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한방일원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이유나 강의시 비 보도를 주문한 이유, 그리고 해당 강의록을 공개하라"며 "중환자기피법에 대한 의협의 공식 반응은 6일 후에 나왔지만 공단 발언의 문제를 지적하는 글에는 불과 하루만에 반응이 나왔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난 2014년, 추무진 회장은 37대 집행부의 개혁의 기치를 이어가겠다며 당선됐지만 이후 회원의 목소리를 멀리하고 대의원회의 보호 속에 안주해 왔다"며 "대의원과 이름뿐인 비상대책위원회의 뒤에 숨지 말고 당당하게 나와 재신임을 물은 후에 떳떳하게 회무를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의협은 "이날 강연에서 추 회장이 잠시 언급한 의료일원화 관련 내용은 지난해 추진된 사항을 소개한 것일 뿐이다"며 "지난해 11월 의협의 제안한 의료일원화 추진 기본원칙에 대한 한의협의 일방적인 주장에 따라 협의가 결렬된 이후 한의협과는 어떠한 논의도 한 바 없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