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은 각 공급자 단체들과 협상 만료시점인 자정까지 5차, 6차 릴레이 협상을 벌이면서 절충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가협상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것은 바로 전 유형별 타결 여부다.
3차 수가협상까지 진행된 현재로서는 전 유형 타결이 기대되는 상황.
일부 협상단은 이른바 밴드로 불리는 추가재정분 최대치를 7000억원 중반대까지 예상하고, 협상전략을 꾸리고 있다. 그만큼 올해 협상이 긍정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방증이다.
여기에 지난 27일까지 진행된 3차 협상에서 각 유형별로 협상이 긍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일부 협상단은 3차 협상에서 제시받은 수가인상률에 대해 지난해와 비교해 대동소이하지만, 릴레이 협상에서 간격을 줄여나가겠다는 자신감까지 보이고 있다.
의협 김주형 수가협상단장(전북의사회장)은 "건보공단은 소위 밴드라 부르는 수가조정률을 결정하는 재정소위의 분위기를 전하며, 재정건전성과 지속가능성에 방점을 둘 수밖에 없는 건보공단의 입장에서 인상률을 높게 가져가는 것이 부담이 된다며 전년 수준의 최초 수치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단장은 "일단 서로 제시한 수가인상률에 차이가 있지만 계속해서 좁혀 나가겠다"며 "각종 데이터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의원급 수가 인상의 당위성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강조했다.
약사회의 경우도 3차 협상을 20분 만에 마무리했지만,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는 것이 타 공급자 단체들의 전망이다.
약사회 이영민 수가협상단장은 "최초 수치는 인정할 수준은 아니어도 다소 높긴 했다"며 "하지만 건보공단에서 밝힌 수가인상률의 간극이 너무나 컸다"고 밝히기도 했다.
건정심 두려운 공급자단체
건정심 위원 상당수가 교체된 점도 전 유형이 기한 내에 수가인상 도장을 찍을 것으로 보는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가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건정심을 택한다 해도 건정심 위원 상당수가 교체된 탓에 더 높은 수가인상률을 받아내기가 힘들다는 것이 공급자단체들의 공통적인 시각인 것이다.
실제로 한 공급자단체 관계자는 "수가협상을 결렬하고 건정심을 가진 않을 것"이라며 "건정심 위원 상당수가 교체된 상황에서 좋지 않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부담감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건보공단과의 진통 끝에 결렬한 바 있는 병원의 수가협상이 막판 쟁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
'제로섬' 방식으로 진행되는 수가협상인 만큼 예상보다 추가재정분 규모가 적을 경우 재정규모가 큰 병원이 결렬을 선언하고 건정심을 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공급자단체 관계자는 "한방의 경우 정부의 보장성강화 정책에 발을 맞춰야 하는 만큼 건정심을 택할 가능성이 적다"며 "치과도 마찬가지로 최근 몇 년간 건정심을 택한 만큼 올해는 수가협상 결렬 선언을 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약사회는 매년 가져가게 되는 추가재정분 규모가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납득이 가능할 만한 수가인상률을 제시한다면 건정심을 택하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병원과 의원이다. 의원의 경우 통계치로 수가인상의 필요성을 건보공단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병원이 상대적인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