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정족수 미달로 수임 사항 의결에 애를 먹었던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가 상습 불참자, 이탈자에 대해 칼을 빼든다.
의협 대의원회는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잦은 이탈자의 자격 박탈을 의제로 올리고 총회 불참·이탈의 기준과 설정과 함께 올해 개최될 임시대의원총회부터 카운트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15일 의협 대의원회에 따르면 운영위원회 회의 아젠다로 총회 이탈자의 자격 박탈을 의제로 올릴 방침이다.
임수흠 대의원회 의장은 "최근 대의원들 사이에서 의결 정족수 문제로 발목을 잡는 불참 대의원들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조만간 개최될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상습 불참 대의원의 자격 박탈을 의제로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의협 대의원회는 제68차 정기대의원총회를 개최했지만 오후 6시를 넘기며 의결정족수 미달이라는 '고질병'에 다시 한번 발목을 잡힌 바 있다.
정총에서 자동 폐기된 안건은 대의원회 운영규정 개정안 등 굵직한 법정관심의분과위원회 심의 안건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대의원회는 총회 이후 서면결의를 진행하는 고육지책을 시행했다.
이에 임 의장은 "재작년 대의원회 정총에서도 정족수 미달 사태로 KMA Policy와 비례대의원 책정 기준 명확화 등 다수의 안건이 폐기됐다"며 "직선제 대의원으로 바뀌고 대다수 안건을 총회 하루 전에 심의하도록 했는데도 변한 게 없어 대의원들에게 좀 더 강력한 의무감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단 급작스런 자격 박탈에 대한 반발을 고려해 자격 박탈 기준의 명확화가 필요하다"며 "총회 불참뿐 아니라 사전 이탈의 기준, 그리고 불가피한 사유 참작 등을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자격 박탈 추진은 대의원의 권리와 의무를 담은 정관 제26조 5항에 의거하고 있다.
해당 조항은 "대의원이 임기 중 회비를 납부하지 아니하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연속해 2회 이상 총회에 참석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대의원의 자격을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임수흠 의장은 "정관에 근거해 회비 미납자의 자격 박탈도 무려 9번 이상 공문으로 사전 고지했기 때문에 큰 반발없이 처음으로 100% 회비 완납자로만 총회를 개최할 수 있었던 것이다"며 "잦은 불참자의 기준이 정해지면 이처럼 사전 예고를 통해 제도 변경을 수 차례 알리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