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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뽑았는데" 기피과 전공의 수련포기 속출

발행날짜: 2016-07-06 12:00:24

일부 대학병원 전공의 이탈 현실화 "잡기도 쉽지 않다"

일부 대학병원에서 기피과 전공의들이 수련을 포기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한숨을 자아내고 있다.

인턴들의 지원 기피로 선발 자체가 어려운데다 미달로 인해 로딩이 가중된 상태에서 단 한명의 이탈도 상당한 타격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5일 병원계에 따르면 최근 A대학병원 흉부외과 전공의가 의국에 수련 포기 의사를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A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착실하고 열의있는 전공의였는데 바쁜 수련 중에 개인사가 겹치면서 포기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안다"며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라지만 마음 돌리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전공의는 바쁜 수련기간 중에도 당직을 도맡을 만큼 열의가 있었지만 집안 일이 생기면서 개인적인 어려움을 호소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외과계 수련의 특성상 별도의 시간을 주기 힘들다는 점에서 결국 수련 포기를 결정하게 된 것.

이 교수는 "아무리 주당 88시간 근무제가 시행됐다고는 하지만 사실 흉부외과 수련은 상당한 희생이 필요하다"며 "이 전공의가 나가면 남은 전공의들이 더 많이 희생해야 할텐데 걱정이 많다"고 털어놨다.

수련을 포기하는 전공의는 비단 이 전공의 뿐만이 아니다. B대학병원 산부인과 전공의는 이미 수련을 포기하고 병원을 나간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B대학병원 관계자는 "지원 당시 산부인과가 아닌 다른 과를 지원하고 싶어했지만 어쩔 수 없이 산부인과에 온 것으로 안다"며 "올해 역시 미달이었던데다가 수년간 미달이 계속돼 로딩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이를 못견디고 병원을 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 전공의는 파견 수련 등을 놓고 병원과 마찰을 빚어 왔으며 동료 전공의들과도 지속적인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하고 싶어서 지원한 전공의들도 힘이 드는데 어쩔 수 없이 왔으니 이것저것 불만이 많았을 것"이라며 "동료 전공의들은 물론 의국에서도 갈등이 많았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결국 차라리 1년의 시간을 버리더라도 다른 과를 가겠다는 결심이 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전공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기피과 문제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새어나오고 있다. 전공 기피가 미달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로딩이 커지는 악순환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A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유독 흉부외과 등 기피과에서 수련 포기가 많다는 점이 무엇을 의미하겠느냐"며 "결국 수련은 힘들고 일은 많은데 나와서 할일이 있을까 두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이러한 상황속에서 우리 과를 왔다는 것은 상당한 의지와 희생정신이 있다는 뜻"이라며 "최소한 이들만이라도 제대로 수련을 받고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해줘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