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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 빙산의 일각 "상대가치개편 판도라의 상자"

이창진
발행날짜: 2016-07-16 05:01:10

외과계·검사과·내과계 희비교차…"정 장관 의지만 남았다"

[초점]상대가치개편 판도라의 상자 열리나

오는 10월 시행 예정인 산전 초음파 급여화를 앞두고 산부인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초음파 급여화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시각이다.

진료과별 의료행위 패턴 변화의 분수령이 될 상대가치개편이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출전 준비를 마치고 열리는 시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보건복지부(장관 정진엽)에 따르면, 제2차 상대가치개편 개편안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상정 시기를 고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행위 가격인 건강보험 수가는 환산지수×상대가치점수이다.

환산지수는 매년 5월말 건강보험공단과 의약단체 유형별 수가 방식으로 인상률을 결정한다.

병의원의 경우, 매년 2~3% 대 인상에 머물고 있어 의료계 기대감은 사라진지 오래다.

적정수가의 핵심은 결국 상대가치점수인 셈이다.

복지부는 지난해 7월 상대가치운영기획단 운영을 통해 제2차 상대가치개편 방안을 잠정 확정했다.

핵심은 수술과 처치 등 외과계 의료행위 상대가치점수를 인상하고, 검사 중심인 진단검사의학과와 병리과, 영상의학과 상대가치점수를 인하하는 방안이다.

5천억원 순증 희비교차, 외과계 '인상'-검사 진료과 '인하'

운영기획단이 검토한 최종안은 수술과 처치, 기능검사, 검체검사, 영상검사 등 5개 항목으로 나눠 매년 25%씩 4년간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이다.

복지부는 그동안 고수한 상대가치 재정중립 원칙을 깨고, 4년간 5000억원 증액이라는 파격적인 재정투입을 공표했다.

복지부는 2차 상대가치 개편방안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건정심 안건 상정 등 의결절차를 남겨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적으로 수술은 18%(3011억원), 처치는 6%(2814억원), 기능검사는 21%(2504억원) 규모로 인상한다.

외과계 수술의 경우, 원가 70~80%에서 115%로 수가인상이 예상된다.

반면, 검체검사는 11%(3600억원), 영상검사는 5%(1400억원) 규모로 매년 단계별 인하된다.

내과계 핵심인 진찰료 부문은 아직까지 별도 얘기가 들리지 않고 있다.

현재 진행 또는 추진 예정인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시범사업, 고혈압과 당뇨 상담료를 포함한 일차의료 시범사업 그리고 전화상담을 포함한 비대면관리 등에 비춰볼 때 진찰료와 구분한 별도 상담수가 신설이 점쳐지고 있다.

당초 복지부는 6월말까지 상대가치개편 방안을 마무리하고 건정심에 상정한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잠정 연기된 상태이다.

내과계, 원격의료와 고당 시범사업 등 상담료 신설 유력

복지부는 진료과별 이해관계가 갈린다는 점에서 충격 최소화를 위해 관련 학회와 질 우수 검사 수가 가산 등 안전장치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남은 것은 장관의 의지이다.

건강보험 누적 흑자분 17조원으로 곳간이 풍성하더라도 5000억원 순증은 적지 않은 지출 분인 만큼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

복지부는 당초 6월안에 상대가치개편 방안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잠정 연기된 상태이다. 정진엽 장관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 국회 통과 여부도 복지부 정무적 판단에 적잖은 변수라는 시각이다.

의료단체 관계자는 "2차 상대가치개편 방안은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로 보여진다. 문제는 진료과별 득실이 걸린 만큼 복지부가 판도라의 상자를 언제, 어떤 명분으로 여느냐는 것이다"라면서 "5000억원 순증이라고 해도 손실 진료과의 거센 반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의사 출신 정진엽 장관이 저수가 한계와 행위별수가 맹점인 박리다매식 의료행위 한계를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가치 개편을 통해 현안을 정면 돌파하는 승부수를 띄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복지부-의약단체, 적정부담과 적정수가 대국민 홍보 배제 못해

문제는 세월호 사태와 메르스 사태 그리고 올해 어린이집 집단휴원 등 돌발사태로 결정 시기가 시나브로 늦춰질 수 있다는 점이다.

외과계, 내과계, 검사 진료과 등 이해관계가 갈리는 상대가치개편 방안을 놓고 의료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상대가치기획단 진료과별 잠정 최종안을 표현한 그림.
상대가치 개편안에 소아 처방약과 향정신성 의약품 등 일부 조제료 인상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하반기 중 적정시기에 장관과 의약단체장이 한자리에 모여 적정부담과 적정수가 추진을 위한 대국민 홍보 전략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제2차 상대가치개편 방안의 건정심 상정 시기를 단정할 수 없으나 변수만 없다면 연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관련 학회 의견수렴과 협의를 통해 다양한 보완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답했다.

일명 '칼잡이'로 불리며 인기과에서 기피과로 추락한 외과계와 판독료 부활과 검사장비 증가로 고공행진을 지속한 영상의학과 그리고 의료행위 근간인 내과의 전공의 미달사태 등 현 진료과 운명과 의사들의 진료 패턴이 상대가치개편 방안 발표 시점을 계기로 향배가 달라질 가능성이 짙어지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