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가까운 홍콩도 진료정보교류시스템(EHR) 구축에 성공했다. 정부가 직접 나서 5년간 1조 480억원의 예산을 쏟아부은 결과다.
2016 아·태의료정보학회 국제학술대회(APAMI) 조직위원장을 맡은 조경희 교수(전 의료정보학회장 겸 가정의학회 이사장)는 11일 인터뷰를 통해 EHR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객관적으로 의료정보 분야에서 한국의 위치는 리딩그룹에 비해 몇년 늦은 상태"라면서 "국가적 차원의 지원은 물론 병원, 기업, 연구 분야에서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가 꼽은 최우선 과제는 EHR. 최근 관심이 높은 의료에 AI를 적용하는 것부터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것까지 현실화하려면 전국에 EHR을 구축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조경희 조직위원장은 "EHR은 의료정보분야에서 최우선 해결해야하는 인프라"라면서 "미국, 홍콩, 대만 등 이미 일부 국가에선 이를 구축, 현실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의 경우 올해 초 EHR시스템을 구축한 데 이어 앞으로 5년에 걸쳐 2단계 질관리를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여기에는 약 63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라는 게 그의 설명.
그는 "한국은 DUR을 통해 약 처방에 관해선 환자의 처방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갖췄지만 빅데이터 활용 등 미래의료 길을 열기 위해선 EHR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국 어떤 의료기관에서도 환자의 진료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면 적정 의료를 현실화하는 것은 물론 질 관리 차원에서도 효율적일 수 있다.
또한 그는 오는 11월 2일부터 5일까지 더케이호텔에서 열리는 아태의료정보학회에서도 이와 관련한 세션을 마련해 국내 EHR도입 필요성을 제기할 예정이다.
그는 이밖에도 ▲모바일헬스 ▲진료정보교류 ▲원격의료 ▲빅데이터 ▲AI ▲맞춤의료 등에 대해서도 각각 별도의 세션을 마련해 논의를 구체화시킬 계획이다.
내년 1월부터 2년간의 아·태의료정보학회장 임기를 시작한 그는 벌써부터 마음이 급하다. 이를 계기로 한국이 의료정보 분야에서 한단계 더 높게 자리잡았으면 하는 욕심이 크기 때문이다.
조경희 조직위원장은 "일차적으로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서로 부족한 의료정보를 공유, 보완해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생각"이라며 "그 중에서도 한국의 강점을 부가가고 취약한 점을 어떻게 보완해나가야 할지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료정보에 대한 관심이 뜨겁지만 사실 수익모델로는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서 "계속해서 산학협동의 장을 마련, 의료정보가 또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오는 11월 열리는 아·태의료정보학회에는 국내 300여명, 해외 100여명 등 총 400명 규모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