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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허가 약침 약침학회 대표, 징역 2년·벌금 270억

박양명
발행날짜: 2016-08-12 11:01:36

서울지법, 식약처에 신고 안하고 약침 제조 판매 혐의 인정

법원이 270억원에 달하는 약침을 불법 제조 판매한 혐의로 대한약침학회 대표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2형사부(재판장 김세윤)는 12일 약침학회 대표 K 씨에 대해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270억원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K 씨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약품 제조 및 판매업 신고를 하지 않고 약침을 제조·판매했다며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적용해 징역 3년에 벌금 541억원을 구형했다.

약사법 31조에 따르면 의약품 제조를 업으로 하려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기준에 따라 필요한 시설을 갖추고 총리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식약처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약침학회의 약침 제조시설은 식약처 허가를 받은 사실이 없다는 것.

이에따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자동차보험심사센터도 약침학회에서 운영하는 약침 제조시설을 이용한 한방 병의원이 청구한 약침 비용 환수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K씨 측은 혐의를 부인하며 "한의사들이 약침학회의 공동조제시설을 이용해 약침을 직접 제조한 것"이라며 "직원이 시설을 이용하는 것을 보조하도록 한 사실만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약침액을 한의사 회원에게 배송해줬는데 그때 받은 특별회비는 학회 회원들이 내는 회비의 일종이지 약침 판매 대가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법원은 K씨측이 무허가 약침을 제조, 판매 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학회 건물에 무균실, 농축기, 멸균기 등 여러가지 전문적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학회직원 20명 이상이 이 시설을 이용해 약침액을 생산했다"며 "생산과정에서 회원인 한의사가 일부 참여했지만 그 비중은 작거나 미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회에서 약침액을 생산하는 과정과 양을 보더라도 특정인의 특정 질환 치료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회원인 한의사가 학회 홈페이지에 특정 약침을 배송해 달라고 주문하면 특별회비를 입금해야 받을 수 있다. 이는 약침액을 회원 상대로 판매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못박았다.

또 "약침 판매규모 등을 보면 죄질이 무겁다"며 "불특정 다수인 일반 국민의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끼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법원은 약침액이 실제 건강에 유해하거나 실제 피해사례가 발생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었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실형을 선고하는 것은 무겁다고 판단해 징역형을 선고했지만 형 집행을 유예했다.

한편, 검찰에 따르면 약침학회는 무허가 시설에서 직원을 시켜 270억2300만원 상당의 약침주사제 52종 총 386만5003cc를 제조했다. 이를 인터넷 주문으로 전국 한의원 2200여곳에 판매, 유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