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실리콘 밸리가 있다면 한국에는 헬스케어 밸리가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백롱민 의생명연구원장(성형외과)은 최근 인터뷰에서 헬스케어혁신파크 운영 계획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그에 따르면 개원 준비에서부터 최첨단 디지털병원을 표방, 이를 고수해 온 분당서울대병원은 최근 오픈한 헬스케어혁신파크를 통해 꿈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이 꿈꾸는 현실은 헬스케어 분야 한국형 실리콘밸리.
ICT, 유전체, 재생의학, 나노 테크놀로지 등 분야 연구에서 교육, 연구, 병원, 산업체 관계자가 머리를 맞댈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일단 입지적으로는 최적의 조건이다. 인근에 판교 테크노밸리, 광교 테크노밸리 뿐만 아니라 바이오 및 제약 관련 연구소가 두루 위치해 있고 오송, 대구에 비해 서울과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높다.
여기에 서울대병원 의료진과 분당서울대병원이라는 1500병상 가까운 대형 대학병원까지 두루 갖췄으니 융복합 연구를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게다가 헬스케어 혁신파크는 이들을 하나로 묶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 미래 먹거리를 제시하는 헬스케어밸리 가능성이 꿈틀거리고 있다.
백롱민 연구원장은 "반경 50Km내에 의료, 바이오, 제약 관련 연구소가 다수 몰려있는 등 융복합 연구를 하기에 입지적으로 최적의 위치"라고 설명했다.
또한 헬스케어 혁신파크 내부 인테리어도 실리콘밸리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새로운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그는 "과거 토지공사 직원 300명이 식사하던 직원식당을 개조, 식사와 회의가 동시에 가능한 복합 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라고 했다.
식당, 편의점, 문구점, 회의실 등 공간을 구분하지 않고 놀거나 쉬면서 회의를 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과거 토지공사 직원을 위한 헬스장도 대대적인 손질을 거쳐 운동을 즐기는 놀고 쉬는 공간으로 거듭난다.
고질적인 계급사회와 치열한 경쟁으로 각자의 분야 이외의 전문가와 함께 논의하는 것에 제한적인 과거의 틀을 깨고 모든 분야의 전문가와 소통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함으로써 시너지를 도출하는 것이 혁신파크가 제시하는 청사진이다.
백 연구원장은 올해 착공 예정인 동물실험실도 혁신파크가 역할을 하는데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동물실험실은 임상연구의 핵심으로 지상 1층, 지하 3층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라면서 "여기에 투입하는 예산만 290억원, 공사기간은 약 1년 6개월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헬스케어 혁신파크는 공간에서부터 여기에 참여하는 의료진, 연구원 등 모두 기존의 틀을 깨는 것부터 시작할 것"이라면서 "그 시작은 '당장 결과물을 도출해야 한다'는 성과중심의 연구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이어 "상당한 예산을 연구에 투자했지만 성과중심의 연구는 지양할 생각"이라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의 연구가 언젠가는 인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