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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살인 책임져" 울분 터진 의사들 거리로 나섰다

발행날짜: 2016-08-22 05:01:00

경기도의사회, 광화문서 결의대회…"책임자 처벌·제도 개선"

안산시 비뇨기과 의사의 죽음으로 촉발된 의료계의 울분이 마침내 터졌다.

거리에 집결한 400여명의 의사들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사과 요구와 함께 제도 개선에 불응할 시 투쟁을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엄중 경고했다.

지난 21일 서울특별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경기도의사회 주최로 안산시 비뇨기과 원장 추모를 비롯 현지조사 개선을 촉구하는 결의대회가 열렸다.

최근 안산의 모 의사가 강압적 현지조사에 기인해 자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심평원의 현지조사 제도에 대한 개선 목소리가 불붙고 있던 상황.

경기도의사회는 현지조사의 불합리한 점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당국에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지난 7월 건강보험공단 안산지사 앞에서 두 번에 걸쳐 촛불 추모집회를 개최했으며 현재는 같은 장소에서 1인 침묵시위를 진행 중에 있다.

집결한 의사들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져야할 의사들이 의사라는 이유만으로 적절한 권리를 고지받지도 못한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받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현병기 회장은 "피폐한 의료 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의사들의 문제가 환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는 상황으로 변질될 수 밖에 없다"며 "오늘의 상황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의 불합리함은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당한 현지조사로 불안해하고 고통 받은 회원들의 호소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의사 동료들의 비율이 높아지는 것 또한 이런 현상을 대변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상에 오른 추무진 의협 회장은 제도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추 회장은 "정부에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했지만 여전히 개선이 안됐다"며 "현지조사는 법령 지침에 따라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도 개선에 대한 회원들의 의견을 조회 중이고 이런 내용을 의-정 개선회의에서 전달하겠다"며 "구체적으로는 요양기관 사전 통보제 실시, 현지조사 설명시 의사단체 참여, 요양기관 요청시 방문확인 의사단체 참여, 조사 자료 구체화 등을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원들은 집행부의 대응 미숙을 이유로 추무진 회장에게 야유를 퍼붓기도 했다.

이어 임수흠 대의원회 의장은 "회원들이 자포자기에서 벗어나 우리들 스스로 분명한 주장을 해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며 "오늘 이 자리가 전국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연히 회원들의 권익을 우선하고 노력해야할 의협이 지금까지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며 "현안을 뒷정리하는 자세를 과감히 벗어나 분명하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집행부를 겨냥했다.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규탄사를 통해 행동을 강조했다.

그는 "말이 아니라 행동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스스로 의노(醫奴)라고 부르며 노예와 다름없는 취급을 받아 왔다"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의 동료가 죽었는데 이제서야 처음으로 공식행사가 열렸다"며 "정부가 주시하고 있지만 이 자리에 모인 의사들이 도대체 몇명이냐"고 질타했다.

한편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결의대회에 사전 연락 없이 참석해 뒷좌석에서 관계당국의 부당한 실사 문제에 대해 회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조용히 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집 의료혁신투쟁위원회 대표는 "분명히 언론이 드러나지 않은 사건이 수 십 건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용납할 수 없는 행정테러, 살인에 대해 현지조사 공개된 사람들 사무관, 공단, 직원 전원의 처벌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정부의 책임없는 자세가 유지될 경우 무기한 투쟁을 결의하겠다"며 "현지조사 방식 개선과 법개정에 여기 모인 의사들의 각오로 결의해달라"고 동참을 호소했다.

회원들의 규탄은 정부를 향했지만 일부는 집행부의 미숙한 대응을 겨냥하기도 했다.

정성균 의혁투 공동대표는 "투쟁을 선두에서 막고 있는 것이 추무진 회장이다"며 추무진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경기도의사회는 잘못된 건강보험제도 및 현지조사 관행 개선에 관심을 촉구하는 시민 호소문 배포와 함께 성명서, 구호 제창 등의 순서로 대회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