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이 '경증 및 일부 중등도 신장애 환자에 대한 메트포르민 단일제 및 복합제의 사용범위 확대'를 권고한데, 해당 복합제의 허가사항에도 변화가 생긴 것이다.
이는 중등도 미만의 신장기능 손상 환자에서는, 그동안 논란이 됐던 메트포르민의 젖산산증(lactic acidosis) 발생 우려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데 따른다.
일단 이번 허가사항의 변경으로 날개를 단 쪽은 트라젠타듀오(성분명 리나글립틴/메트포르민)다.
기타 DPP-4 억제제와는 달리 5% 미만만이 신장을 통해 배설되는 리나글립틴(제품명 트라젠타)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크레아티닌 청소율 45~59 또는 사구체여과율 45~59'에 해당하는 중등도 신장애 3a단계에까지 사용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경쟁품목인 자누메트(성분명 시타글립틴/메트포르민)와 가브스메트(성분명 빌다글립틴/메트포르민)가 중등도 신장애 3a단계에서 사용이 불가하거나 용량조절이 필요한 것과는 분명 비교되는 부분이다.
제2형 당뇨병 환자의 40%가 신장질환을 동반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중등도 신장애 3a단계에 속하는 환자의 분포가 16.7%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환자에서 트라젠타듀오의 초기 요법 사용은 제외된다.
이와 관련, 최근 신장질환이 동반된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DPP-4 억제제의 용량 조절을 지적한 연구 결과도 나왔다.
영국 임상진료연구데이터(CPRD)의 결과에 따르면, DPP-4 억제제를 처방받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42%가 신기능 장애를 고려한 용량 조절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분석은 2014년 1월부터 2015년 5월까지 17개월간의 영국 CPRD를 토대로, DPP-4 억제제를 6개월 이상 처방받은 제2형 당뇨병 환자 1만 1959명의 신기능 상태와 처방 용량을 비교한데 따른다.
가톨릭의대 내분비내과 김성래교수(부천성모병원)는 "당뇨병 환자의 한 번 악화된 신장 기능은 회복이 어렵고,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거나 저혈당증 및 심혈관계 질환과 같은 다른 당뇨병의 합병증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원인이므로 초기부터 신장 기능을 고려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신기능 저하와 이에 따른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기능의 꾸준한 모니터링과 함께, 환자의 상태에 따른 적절하고 안전한 치료제 선택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