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인력 양극화 해소를 위해 신규 간호사 전국 동시 선발 제도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면서 과연 인력난 해소에 물꼬가 트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일선 중소병원들은 적극 동참할 의지가 있다며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지만 대형병원들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들의 참여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간호계에 따르면 최근 전국 주요 대학병원 간호본부장들은 간호인력 양극화의 문제점에 대해 공감하고 이에 대한 해법 마련에 힘을 모으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우선 3학년을 마친 학생들을 대상으로 미리 간호사를 선발하는 입도선매를 제한하고 4학년 1학기를 마친 졸업예정자로 모집 대상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한 궁극적으로 전공의 모집과 같이 전국 병원들을 군별로 나눠 동시 모집을 진행해 분배하는 방안도 논의중에 있다.
이같은 움직임이 전해지면서 일선 중소병원들은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다. 신규 간호사 입도선매는 중소병원 간호인력난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던 고질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A종합병원 병원장은 "대학병원들의 웨이팅 시스템만 없어져도 간호인력 양극화 문제의 절반 이상은 해결된다고 본다"며 "실제로 이러한 방안이 추진된다면 양극화 해소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어느 중소병원에서 이러한 방안을 반대하거나 지적하겠느냐"며 "된다면야 쌍수를 들고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결국 이러한 방안은 대형병원들의 희생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전국 대학병원 모두가 합의를 이루지 못한다면 결국 원점으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B전문병원 부원장은 "결국 가장 중요한 키는 최정점에 있는 빅5병원"이라며 "빅5병원을 비롯한 서울권 대학병원들 일부만 동참한다 해도 엄청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그는 "하지만 이들이 과연 손쉬운 인력 조달 방법인 웨이팅 제도를 포기할 수 있을런지 의구심이 든다"며 "이들 중 한명이라도 동참하지 않으면 결국 나머지 병원들도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원점으로 돌아가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간호계는 아직 논의 단계의 일인 만큼 확대 해석이나 전망은 이르다는 반응이다. 충분히 검토를 진행하고 구체적인 추진 계획과 모형을 만든 후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맞다는 것.
이 논의에 참여하고 있는 A대병원 간호본부장은 "구체적인 모형이 나오고 대부분 병원들의 합의가 있은 후에 논의할 수 있는 내용"이라며 "지금까지는 입도선매를 자제하고 인력난 문제를 풀어보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병원들이 뜻을 함께하느냐는 것"이라며 "중소병원들과도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며 공감대를 이루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