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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태움은 정부가 만든 그림자…특별법 시급"

발행날짜: 2016-09-06 12:01:00

간호사 근무환경 토론회서 한목소리 "복합적 대책 필요"

최근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는 간호사 태움 현상은 결국 정부가 만든 병원 문화의 그림자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부족한 인력으로 인한 높은 업무 강도가 만든 사회의 어두운 단면이라는 것이다.

국회 정춘숙 의원과 대한간호협회의 주최로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병원을 떠나는 간호사, 무너지는 환자 안전'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중앙대 간호학과 권혜진 교수는 "50조원에 달하는 건강보험 재정 중 간호수가 비중은 3%에 불과하다"며 "인건비의 50%도 보전하지 못하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결국 병원들은 최대한 간호인력을 줄여야 하고 이는 점점 더 업무 강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간호사 이직과 인력부족의 악순환은 여기서 시작한다"고 주장했다.

발제자로 나선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김숙영 서울지역본부장도 의견을 같이 했다. 간호사들은 아예 노동자로서 최소한의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본부장은 "높은 업무강도로 간호사들의 자살 사건까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현재 제도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대부분의 간호사들이 죽음에 몰리거나 죽지않기 위해 나가는 양자택일의 상황에 놓여있다"고 비판했다.

일선의 간호사들도 이와 의견을 같이 하며 처우 개선없이는 그 어떤 대책도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인건비 보존이 안돼 인력을 줄이고 업무강도가 높아지면서 다시 또 사직으로 몰리는 악순환의 고리는 결국 재정 투입으로 인한 인력 투입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지적.

보건의료노조 임은희 부산대병원지부 사무장은 "간호사가 되면 세가지를 버리게 된다고 한다"며 "아침을 버리고 청춘을 버리고 건강을 버린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가족에게 내가 하는 업무를 설명해도 거짓말 말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극한 상황에 몰리고 있다"며 "수면제와 커피를 번갈아 먹는 삶으로 임신과 출산 등 기본적인 권리조차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따라 하루 빨리 보건의료인력지원 특별법 등 간호사 처우 개선을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의견이다.

복합적이도 포괄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한간호협회 곽월희 이사는 "결국 태움은 높은 노동강도와 직무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이라며 "선배가 후배를 돌볼 시간이 없다는 점에서 결국 신규 간호사는 짧은 시간내에 업무 적응을 못하면 좌절감과 실패감을 느끼며 태움을 당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법률과 규제, 인센티브 제공 등 다양한 정책이 혼합되지 않으면 이러한 문제는 해결되기 힘들다"며 "보건의료인력지원 특별법안 등을 통해 효과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부도 문제에 대해서는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많은 만큼 획기적 대책이 나오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이스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사실 보건의료인력지원 특별법에 대해 고용부와 국토부 등 정부 각 부처는 모두 반대의 입장이다"며 "통과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그는 "하지만 법안의 취지를 살려 꼭 담보되야 하는 사안들에 대해서는 국회와 부처간에 상의를 통해 복지부가 해야할 역할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