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의대 길병원이 IBM '왓슨 포 온 콜로지(Watson for Oncology, 이하 왓슨)' 도입을 공식 선언했다.
길병원은 왓슨을 유방암, 폐암, 대장암, 직장암 및 위암 치료에 도입한다는 계획으로 왓슨의 한국시장 도입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길병원과 IBM은 8일 왓슨 도입을 위한 조인식 및 기자간담회를 갖고, 의사들이 암환자들에 데이터에 근거한 개별화된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왓슨은 의사들이 근거에 입각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목적으로 개발됐다.
IBM에 따르면, 왓슨은 300개 이상의 의학학술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를 포함해 거의 1500만 페이지에 달하는 의료 정보를 이미 학습했다. 의사들은 왓슨을 활용해 전문가 검토가 이뤄진 연구결과와 임상 가이드라인 및 전문가 소견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길병원은 첫 단계로 왓슨을 유방암, 폐암, 대장암, 직장암 및 위암 치료에 도입해 활용하기로 했다. IBM은 이를 위해 길병원과 함께 한국 의료 가이드라인 및 언어에 맞춘 현지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따라서 길병원은 10월부터 본격 왓슨을 도입해 진료한다는 방침으로, 사전 전화예약을 받을 계획이다.
이에 더해 길병원은 향후 고혈압, 당뇨, 난치성 신경질환 등의 영역으로도 왓슨 활용을 확대할 계획으로, 심평원과 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한 빅데이터와도 연계할 방침이다.
아울러 길병원은 논란이 될 수 있는 환자 개인정보 데이터는 길병원이 보관하며,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는 왓슨에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길병원 이언 인공지능기반정밀의료추진단장은 "의료진은 최적화된 데이터 기반 치료법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최신 연구결과들이 방대해 이를 따라잡는 것은 어렵다"며 "왓슨은 개별화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임상에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종합해 제시함으로써 환자들에게 입증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근 단장은 '치료법 결정'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결정권자는 '의사'라고 강조했다.
이 단장은 "치료법 결정에 대한 최종 결정권자는 인간 의사가 될 수 밖에 없고, 왓슨은 비유하자면 차량 네비게이션이다. '가장 빠른 길'을 몇 가지 제공해줄 수 있지만 어느 길로 갈지는 운전자가 결정하는 것"이라며 "솔직히 알파고 이슈 이전부터 도입을 준비했는데 알파고 이후로 탄력을 받은 것은 맞다. 왓슨은 종양내과 의사들의 진료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IBM 측은 길병원 도입에 이어 태국 붐룬그라드 국제병원과 인도의 마니팔 병원, 중국 전역의 21개 병원에서도 도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IBM 로버트 메르켈 왓슨 헬스 종양학 및 유전학 글로벌 총괄 사장은 "2020년에는 의학정보와 문헌의 내용이 40일 마다 2배가 증가한다고 한다"며 "곧 인간의 사고 및 인지능력으로는 따라잡기는커녕 활용하기도 힘들어진다"고 왓슨 활용에 의미를 설명했다.
로버트 메르켈 사장은 "왓슨은 암을 치료하는 의사들이 꼭 필요한 치료 시점에 데이터를 기초로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왓슨은 IBM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통해 길병원에 제공되며, 의사들이 국내에서 필요에 따라 왓슨에 접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