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국내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경주 지역 일대 병원들도 한 때 혼란에 휩싸였다.
13일 경주지역 인근 병원에 따르면 5.8규모의 지진에 병원 건물이 흔들리고 원내 물건이 떨어지면서 환자들이 불안감에 떨었으나, 발빠른 환자 대피 등 신속한 대응을 통해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12일 저녁 7시 44분경 경북 경주지역에서 규모 5.1 지진이 발생했으며 8시 32분 규모 5.8 추가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발생 후 눈에 띠는 것은 해당 지역 병원들의 발빠른 대처다.
동국대경주병원 관계자는 "행정직 직원들이 퇴근한 시간대에 지진이 발생해 간호사를 중심으로 주차장, 병원 외부로 환자를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거동이 가능한 환자들은 건물이 흔들리는 것을 느낀 즉시 자발적으로 병원 외부로 대피했다"면서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계명대경주동산병원은 주요 보직자와 직원이 총출동해 환자를 대피시키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다. 낙상 등 환자 피해는 물론 건물 손상 피해는 없었다.
경주동산병원 관계자는 "중환자는 침대에 누운 채로 응급실로 옮기고 거동이 가능한 환자는 최근 지어진 장례식장 1층으로 분산해 대피시켰다"면서 "밤 12시경 병실로 원상복귀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나마 명절을 앞두고 입원환자가 적어 대피에 어려움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지진은 수도권에서도 흔들림을 느꼈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경주지역 이외 인근 지역 병원까지도 불안감에 떨었다.
부산대병원 한 의료진은 "지진 당시 병원 건물 9층에 있었는데 흔들림을 느껴 상당히 불안했다"면서 "다행히 병동 내 환자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아 큰 혼란은 없었다"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미약한 흔들림을 느꼈지만 다른 사람은 느끼지 못했다고 하더라. 개인차가 있을 정도로 지진의 여파가 크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지진에 따른 낙상 등 환자 피해는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국대경주병원과 계명대경주동산병원도 13일 오전 현재, 정상진료 중이다.
한편, 일선 병원들은 뜻밖의 지진 소식에 만발의 준비를 하면서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동국대경주병원은 추후 여진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13일 오전 비상대책회의를 실시하고 비상연락망을 구축해 추석 연휴기간 중에도 만약을 대비하기로 했다.
계명대경주동산병원도 명절 내내 비상연락망을 구축하고 상시 대비하기로 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관계자는 "지진 및 화재 등 재난대비 지침이 마련돼 있고 수시로 훈련도 하고 있기 때문에 만일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하고 있다"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