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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벗은 주 1회 GLP-1 유사체 '세마글루타이드'

원종혁
발행날짜: 2016-09-19 05:00:53

SUSTAIN-6 연구결과, 주요 심혈관 위험 26%↓…망막병증↑

노보노디스크가 제2형 당뇨병약 빅토자(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에 이어 야심차게 준비 중인 주1회 GLP-1 주사제 '세마글루타이드'에도 심혈관 혜택을 탑재할 전망이다.

2년간에 걸친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장기 지속형 주사제인 세마글루타이드는 심혈관 사망의 첫 발생을 비롯한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의 위험을 위약 대비 26%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개 전부터 학계의 주목을 받은 해당 SUSTAIN-6의 전체 결과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올해 유럽당뇨병학회(EASD) 연례학술대회에서 베일을 벗었다. 학회장 발표와 동시에 국제 학술지인 NEJM에도 게재됐다.

SUSTAIN-6 결과 데이터 재취합.
주목할 점은 주요 일차 평가변수(Primary composite outcome)에 포함된 비치명적 뇌졸중 위험을 39% 까지 유의하게 낮췄다. 비치명적 심근경색은 26% 줄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또한 세마글루타이드0.5mg과 1.0mg 용량 사이에 심혈관 사망에 대한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일부 우려도 나왔다. 일차 평가변수에 속한 신장병증의 발생 위험은 36% 감소시켰지만, 망막병증 합병증은 세마글루타이드 투약군에서 위약군에 비해 위험도가 76% 상승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는 단순히 통계적 동질성 여부를 판단하는 '숲그림(forest plot)'의 잘못된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러한 이상신호의 대부분은 연구시작시 이미 망막병증을 가진 환자에서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2010년 미국국립보건원(NIH) 산하 NIDDK가 지원한 '당뇨병 관리와 합병증(Diabetes Control and Complications Trial, 이하 DCCT 임상)'에서 신속 혈당강하제와 망막병증 사이에 연관성이 보고됐듯, 향후 추가적인 관찰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SUSTAIN-6, FDA 첫 사전승인 임상

심장전문의인 미국 리서치메디칼센터 Steven P Marso 박사팀의 이번 SUSTAIN-6 연구에는 전 세계 22개국 3200여명의 환자가 등록됐다.

관건은 SUSTAIN-6 연구가, 지난 2008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요청에 따라 심혈관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처음으로 사전승인된 임상연구라는 점이다.

연구를 살펴보면, 50세 이상의 제2형 당뇨병 환자 3297명이 등록됐다. 이들의 평균 당뇨병 이환기간은 13.9년, 평균 당화혈색소(HbA1c)는 8.7%였다.

이 가운데 2735명은 심혈관질환 및 만성신장질환을 진단받았고, 나머지 60세 이상의 환자는 최소 한개 이상의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었다.

대부분의 참가자(93.5%)는 고혈압약을 복용 중이었으며 76.5%는 지질저하제, 76.3%는 항혈전제를 투약했다.

투약용량을 점차 늘려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된 연구는, 첫 4주간 세마글루타이드0.25mg을 시작으로, 0.5mg으로 4주간, 이후 0.5mg 혹은 1.0mg으로 유지치료를 지속했다.

심혈관 혜택, 'EMPA-REG'→'LEADER'→'SUSTAIN-6'

한편 세마글루타이드보다 먼저 선을 보인 빅토자는 LEADER 연구를 통해 제2형 당뇨병 환자 가운데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서 표준치료제로 사용했을 때 '심혈관 혜택'을 밝힌 바 있다.

이렇게 '심혈관 안전성'에서 '심혈관 혜택'으로 까지 효과를 입증한 연구는 GLP-1 유사체 당뇨병약 이외에 한 가지가 더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SGLT2 억제제인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의 EMPA-REG 임상이다. 해당 결과는 작년 EASD 연례학술대회에서 첫 선을 보였다.

여러 혈당저하제 중 이들 GLP-1 유사제와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약은 각기 다른 작용기전으로 심혈관 사건을 줄이는 것으로 논의된다.

GLP-1 유사체는 죽상동맥경화증의 진행을 지연, SGLT2 억제제는 심부전과 관련된 사망을 예방하는 효과가 유효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