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인 혈압관리가 필요한 이유는, 기타 만성질환을 동반한 고령 환자 등 고위험군에서 장애 발생을 획기적으로 낮춘다는 데 있다."
강도 높은 혈압강하전략을 촉발시킨 'SPRINT(Systolic Blood Pressure Intervention Trial)' 연구의 저자인 미국 웨이크포레스트의대 Jeff D. Williamson 교수가 서울에서 개최된 세계고혈압학회(ISH)에 남긴 말이다.
일단 오는 11월 열릴 미국심장협회(AHA)에서 작년 발표된 SPRINT 결과를 어떤 식으로 반영할 지 기대가 된다는 입장이다.
현재 고령의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목표 수축기혈압을 140~150mmHg으로 주문하는 상황에서, 일반인 수준의 강력한 혈압강하 전략을 강조한 최신 SPRINT 연구.
26일 런천심포지엄에 연자로 나선 Williamson 교수는 "관전 포인트는 현행의 타깃 혈압치보다 강력하게 혈압을 낮췄을때의 혜택을 따져본 것"이라며 "3.3년간의 추적관찰 기간 심혈관질환(CVD)과 사망률에 상당한 혜택이 확인되면서 연구는 조기에 중단됐다"고 운을 뗐다.
SPRINT 본연구와 하위분석 결과에 의하면, 순환기질환의 위험이 높은 50세 이상과 75세 이상 노인환자를 대상으로 수축기혈압(SBP)을 정상에 가까운 '120mmHg 미만'으로 강력하게 조절했을 때 기존 '140mmHg 미만' 치료군보다 치명적 및 비치명적 주요 심혈관 질환을 비롯한 심혈관 원인 사망, 모든 원인에 기인한 사망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75세 이상의 고령 환자에선 일차 평가변수였던 CVD 발생 위험을 표준치료군 대비 33%까지 줄였으며, 모든 원인에 기인한 사망률은 32% 감소시켜 학계 주목을 받았다.
그 가운데 3.26년(중간값)의 추적관찰 기간 이들에서 심혈관 아웃콤이나 사망을 예방하기 위해선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NNT)를 각각 28명, 41명으로 보고했다.
Williamson 교수는 "SPRINT 연구에는 만성신부전이나 당뇨병, 생활보조 등의 일반적인 만성질환의 상태는 배제가 됐지만, 지역사회 거주하는 노쇠한 환자들에 집중적인 혈압관리는 동등한 혜택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중증 이상반응 발생은 고혈압약을 더 섞는 집중치료군에서 표준치료군과 차이가 없었다. Williamson 교수는 "중증 이상반응의 발생은 표준치료군과 차이가 없었는데, 일부 확장된 분석 결과 치매 및 만성신장질환의 악화 등은 아직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결국 확실한 의학적 근거를 밝히는 데는 SPRINT 추가연구에서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중증 이상반응과 관련 기립성 저혈압을 비롯한 전해질 이상이 관찰됐고, 이외 실신과 급성신손상(AKI)의 발생률은 집중치료군에서 발생이 늘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해당 연구에선 뇌졸중과 당뇨병, 울혈성 심부전, 단백뇨, 사구체여과율(eGFR) 20 미만인 만성신장질환(CKD), 다낭성신장질환(PKD), 치매 등을 가진 환자는 연구에서 제외돼 한계로 지적됐다.
160→140→150→120 패러다임 이동하나?
한편 고령에서의 타깃 수축기혈압 변화를 살펴보면, 지난 1991년 SHEP 임상을 통해 160mmHg으로 타깃이 설정된데 이어, 지난 2003년 미국 제7차 고혈압 가이드라인(JNC7)에서는 140mmHg으로 엄격한 강하전력을 추천했다.
최근인 2013년 JNC 8차 고혈압 가이드라인은 다시, HYVET 임상 결과 등을 토대로 60세 이상 고령층의 혈압 목표치를 150/90mmHg 미만으로 느슨하게 풀어놨던 것.
대한고혈압학회 관계자는 "노인 고혈압 환자는 140mmHg 미만으로 낮추는게 쉽지가 않다"면서 "목표혈압 140mmHg 미만과 150mmHg 미만 사이에는 예후 차이가 크게 없다는 사례도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