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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반발에 복지부는 독자노선…코너 몰린 의협

발행날짜: 2016-09-30 05:00:59

동료평가제, 논란의 씨앗 대두…"그래도 가야할 길"

C형간염 사태로 대두된 전문가 평가제(동료평가제)가 지속적인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에 찬성표를 던졌던 대한의사협회가 코너에 몰리는 모습이다.

일선 민초 의사들이 제도에 상당한 반감을 보이는데다 믿었던 복지부도 독자노선을 걸으면서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들고 있는 것.

A내과의원 원장은 29일 "말이 좋아 자율징계권 확보지 결국 의파라치 만드는 꼴 아니냐"며 "서로 배신하며 찌르라는 얘기인데 막아야할 의협이 동조하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선 개원의들은 제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찬반논쟁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우려되는 제도라는 것이 중론이다.

B가정의학과 원장은 "물론 일부 의사들의 부도덕한 행동을 스스로 걸러내 신뢰를 지켜내자는 취지는 공감한다"며 "하지만 악용될 소지가 많다는 점에서 분명 위험한 제도라는 것도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변호사회와 같이 완벽하게 자체적인 징계권을 가지지 못한다면 오히려 자승자박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최대한 방어적인 입장에서 복지부와 협상을 했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시범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일부 시도의사회에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범사업 참여를 결정한 시도의사회 관계자는 "협회를 돕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범사업 참여를 결정했는데 비난의 화살받이가 되고 있다"며 "지금 같아서는 모두 철회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이처럼 민초 의사들이 제도에 불만이 가득한 상황에서 함께 논의를 이어가던 복지부도 조금씩 노선을 달리하고 있는 것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결국 복지부에 이용당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문가 평가제에 대해 의협과 논의를 이어오던 복지부는 공동 기자회견 자리에서 독자적인 추진 방안을 배포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즉각 반발하며 이에 대한 추가 논의를 요구했지만 이에 대응하지 않고 또 다시 면허제도개선 관련 의료법 하위법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고 나섰다.

이로 인해 의협도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서고는 있지만 이미 일선 개원의들의 시선은 냉랭하기 그지 없다. 의협이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진 이유다.

하지만 의협은 시범사업은 지속적으로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다. 전문가 평가제가 자율징계권의 시작인 만큼 우선 시행 후 잘못된 점을 바로잡겠다는 판단.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분명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문가 평가제는 자율징계권 확보를 위한 시작점인 만큼 시범사업은 이어가야 한다"며 "일부 회원들의 지적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만큼 제도가 안착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제도가 연착륙하게 된다면 회원들의 우려도 씻어질 것이라고 본다"며 "그때까지 충분히 의견을 듣고 복지부에 전달하며 올바른 제도를 구축해 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