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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과·신경과 연합vs정신과, SSRI 처방 제한 논란 재점화

발행날짜: 2016-10-13 05:00:58

내과 등 다수과 합세로 입김↑…정신과 "여론 호도 안된다"

지난 12일 자살예방 및 우울증 치료를 위한 국회토론회를 기점으로 잠시 주춤했던 SSRI 항우울제 처방 제한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 되는 모양새다.

사실 SSRI 처방 제한을 두고 의료계 내부의 갈등은 수차례 제기된 문제. 하지만 이번에는 신경과 이외 뜻을 함께하는 학회가 합세, 정신과를 압박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기존과는 다른 논의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홍승봉 뇌전증학회장은 12일 국회토론회를 시작으로 SSRI제한 폐지 주장에 불을 붙였다.
12일 자살예방 및 우울증 치료를 위한 국회토론회에는 뇌전증학회를 주축으로 신경과학회 이외 내과학회, 소아과학회, 산부인과학회, 가정의학회, 마취통증의학회, 뇌신경재활의학회 등 학회 관계자가 참석해 한목소리를 냈다.

우울증 분야의 전문가인 정신과 전문의로 알려진 신경정신의학회 관계자는 제외됐다.

이날 국회토론회에는 내과, 산부인과, 마취통증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신경과 등 각 전공과목별로 정신과 이외에서 왜 SSRI 항우울제 처방이 필요한 지 밝혔다.

OECD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자살률을 낮추려면 우울증을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해야하고 이를 위해선 SSRI 항우울제 처방을 60일로 제한해야 하자는게 공통된 주장이다.

뇌전증학회 등 일부 학회가 일방적으로 추진한 국회토론회를 두고 신경정신과학회 측은 불쾌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신경정신과학회 권준수 차기 이사장(서울대병원)은 "정신과의 의견은 일체 없이 한쪽의 의견만 공유하는게 제대로 된 토론이냐"면서 "이는 국민과 여론을 호도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그는 "일부 학회가 주장한 우울증 치료를 위해 SSRI처방 제한을 폐지하자는 얘기는 자칫 약물만 복용하면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면서 "우울증은 약물 이외 행동분석 등 상담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신과 측에선 SSRI항우울제 처방 제한을 폐지하는 것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모 대학병원 정신과 교수는 "SSRI 처방을 아예 제한하는게 아니다. 60일 이내로는 처방이 가능하다"면서 "60일 이상 처방해도 개선이 안되면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이라고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또 다른 정신과 교수는 "우울증을 약만 복용하면 그만이라는 식의 접근은 위험하다"면서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정책토론회를 주도한 뇌전증학회 홍승봉 회장은 "WHO는 물론 세계 다수 국가 전문가에게 SSRI 처방 제한에 대해 질의를 하면 모두 놀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라면서 SSRI 처방 제한을 풀지 않는 복지부를 향해 강도높은 비판을 퍼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