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R&D 투자 활성화를 위해 해외 기술수출에 대한 세제 혜택을 촉구하고 나섰다. 보건복지부 역시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와 적극 협의한다는 입장이어서 실질적인 지원책이 나올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신약개발 등 보건산업 분야 기술사업화 성공을 위한 개선방안을 위한 '보건의료 기술 라이센싱 전략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서는 신약개발 과정에서의 글로벌 기술이전을 촉진시키기 위한 신약개발 기술이전 동향 및 정책적 지원 방향, 글로벌 기업과의 신약개발 기술이전 과정에서 나타나는 애로사항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술이전 협력 사례에 대한 주제 발표가 있었다.
국내 제약사들은 정부가 제약산업에 대한 육성 의지는 높이 평가하면서도 피부에 와 닿는 실질적인 지원이 부족하다며 ▲세제 혜택 ▲해외 에이전시 연결 ▲라이센싱 계약 전문 인력 양성과 같은 지원책을 촉구했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조현제 실장은 "국내 제약사들이 개발에 성공한 신약을 들고 해외에 나가는 것이 아니다"며 "대부분 기술수출을 주로 하는데 정부가 이에 대한 세제 혜택은 줘야 하지 않냐"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은 기술이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들과 홀로서기 싸움을 해야 한다"며 "마치 정부가 제약사를 방치한다는 느낌마저 든다"고 지적했다.
제약사의 신약 연구개발에서 가장 큰 유인책은 세제 혜택인 만큼 이를 정부가 지원한다면 R&D 투자 확대에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
학계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성균관대 제약산업학과 이상원 산학협력전담 교수는 "중대형 제약사보다 중소형 제약사에서 아웃바운드 비중이 더 크다"며 "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임상 초기부터 해외에 기술이전을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기술이전을 하는데 있어서 세제혜택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며 "정부가 라이센싱 계약을 전문으로 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지원책으로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채제욱 레고켐 상무와 이준혁 나인시그마 한국지사장은 세제 혜택에 이어 에이전트 연계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채제욱 상무는 "기술수출에는 기술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계약을 전문적으로 체결해 주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에이전트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에이전트 활용 비용은 소멸 비용이 아니라 일종의 투자로 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현재 미국과 유럽 등에서 5개 에이전트를 활용해 23회에 걸쳐 해외 미팅을 했다"며 "이런 에이전트를 활용하는데 비용 부담이 뒤따르는 게 사실이다"고 정부의 기업 맞춤형 컨설팅 지원이나 에이전트 연계 지원을 촉구했다.
이에 복지부 보건산업진흥과 김주영 과장은 "사전에 신약 개발 및 기술이전 성공률 제고를 위한 업계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며 "제약사의 건의는 주로 약가와 R&D 세제 혜택, R&D 확대에 대한 지원, 임상 승인 속도 개선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24일부터 바이오의약품 및 글로벌 혁신신약에 대한 보험약가 개선안 등이 시행된다"며 "빠른 임상 승인을 위한 조치 등 복지부 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법개정안 발표를 통해 세액공제 범위에 국내 임상3상이 포함됐을 뿐만 아니라, 신약을 생산하는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조항이 신설되고, 중견․중소기업의 연구개발비 세액공제율이 20%에서 최대 30%까지 인상되는 등 다양한 조세 감면 확대가 있어 왔다는 게 복지부 입장.
김주영 과장은 "세액공제율 확대 외에 기술이전에 대한 세제 혜택도 적극 검토해서 말씀드리겠다"며 "조만간 세제를 담당하는 부처와 협의해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