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의 급여나 약가결정에 경제성 평가 및 비용 효과성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신약 개발이 더딘 분야에서는 표준 약제의 가격이 낮게 형성돼 경제성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실제 기존 약제에 '애드온 요법'으로 사용하는 약제는, 비용 효과성을 입증하기가 더욱 어렵다. 개선된 생존기간 만큼 투여기간이 증가하면서 총 치료비용은 곱절로 느는 실정이다.
삼성서울병원 안진석 교수(암병원)는 "최근 나온 신약들은 기존 치료제에 더해 병용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단순히 1+1의 복합제적 개념이 아니라 생존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이상반응을 현저히 개선했음에도 급여과정에선 이 같은 혁신성이 반영되지 못해 환자들의 접근성을 막고 있다"면서 "비용 효과성 평가의 기준을 완전히 바꿔야 하며 임상적 유용성, 혁신성, 환자의 요구, 사회적 중요성 등 다양한 가치도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옵디보+여보이' '퍼제타+허셉틴 3제' '입랜스 병용' 다양해
시장에 진입한 항암 신약들의 경우 효과 증강을 위해 기존 치료옵션과 병용요법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옵디보와 여보이는 악성흑색종과 신세포암에 대한 병용요법 임상 결과를 내놨으며, 폐암에서는 표준 항암치료제와 면역항암제를 병용한 임상연구 결과를 선보였다.
유방암에서도 퍼제타와 허셉틴 및 기존 세포독성항암제(도세탁셀) 3제병용 결과가 공개됐다. 유방암 신약 '입랜스(성분명 팔보시클립)' 역시 기존 항호르몬요법 치료제와 병용 투여된다.
병용요법에 근거는 명확하지만, 국내 급여기준을 통과하는데는 이 부분이 장애물로 거론되기도 한다는 평가다.
항암제 5년새 '70여개' 론칭, 신약 후보물질 '586개 이상'
급여와 관련 잡음이 속속 불거지는 것은, 항암제 개발 트렌드가 급변하는 현 상황과도 결부된다.
1세대 세포독성항암제(화학항암제)에서 특정 암세포를 타깃하는 2세대 표적항암제, 또 최근엔 면역항암제 등장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