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8년도 수련을 받는 전공의는 파격적으로 개편하는 전문의 고시 시스템에 따라 평가받는 세대가 될 전망이다.
대한의학회 박중신 수련이사(서울대병원)는 1일 양평 블룸비스타에서 열린 대한의학회 임원 아카데미를 통해 바람직한 전공의 수련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의학회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총 26개 각 학회별로 수련 프로그램을 역량 중심으로 개편 작업을 진행했다"면서 "2018년도 전공의 1년차부터 이를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가장 큰 변화는 평가 시스템. 그는 "레지던트 4년차 후반에 몰아서 시험 한번으로 평가하는 게 아니라 연차별 역량평가를 도입한다면 지금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까지의 레지던트 4년차는 짧게는 6개월, 길면 1년내내 전문의 시험 준비를 이유로 수련은 뒷전이었다. 단 한번의 시험으로 평가한다는 것도 문제지만 실질적인 수련기간이 4년이 채 안된다는 점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
박중신 수련이사는 "미국 등 다른 국가의 사례를 보더라도 연차별로 규정한 역량에 대해 평가하는 시스템을 도입해볼 만 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문의 고시 기간을 레지던트 4년차 이후로 옮기는 것을 검토했지만 이는 남자 전공의들의 군복무 일정과 겹쳐 국방부와의 협의가 필요해 간단치 않다고 판단, 방향을 선회한 것.
그는 "당장 전문의 고시 일정을 손대려면 대통령령과 복지부령을 바꾸는 대대적인 작업이 필요하지만 전공의 수련과정 개편은 고시로 선포하면 되기 때문에 간단하다"고 했다.
매년 개정되는 수련과정에 연차별 역량평가를 추가하는 식으로 하면 목표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대한병원협회 이상구 교육수련부장협의회장은 "전문의 시험 비중을 낮추는 만큼 연차별 역량평가로 대체해야할 필요가 있다"면서 박 수련이사와 뜻을 같이했다.
그는 "26개 전문학회가 역량중심으로 수련과정을 개편한 것은 시대변화에 적절하고 패러다임 시프트 계기를 마련할 것"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주관적 평가 요소가 많은 공통역량 항목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기준을 마련해줄 것을 주문했다. ▲ 역량평가 미달자는 어떻게 할 것인지 ▲ 전문의 시험준비 기간을 제공하는 것은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등 고려할 점이 많다고 했다.
그는 또 "전공의 수련에 대한 정부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수련평가, 연차별 성과과정 이수, 교육프로그램 마련 등에 필요한 예산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문상준 사무관(의료자원정책과)은 "지금까지 의대정원부터 전공의 정원, 면허제도 및 보수교육 등이 체계화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면서 "교육과 관련해서도 신경을 많이 못 쓴 측면이 있다. 필요하다면 정부도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