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도 마찬가지겠지만, 비뇨기과가 현재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규모의 경제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내과학회 정훈용 전 수련이사(서울아산병원)는 2일 양평 블룸비스타에서 열린 대한의학회 임원 아카데미 세션을 통해 최근 비뇨기과 전공의 미달 사태 대안을 언급했다.
내과학회는 호스피탈리스트에 이어 수련기간 단축이라는 파격적인 제도 추진을 통해 내년도 전공의 모집에서 지원율 104%(메디칼타임즈 집계 결과)를 기록하면서 부활했다.
비뇨기과 역시 총 정원제 50명을 선언하면서 전공의 충원에 드라이브를 걸어봤지만 역부족이었다. 왜일까.
정훈용 전 수련이사는 그 원인을 규모의 경제에서 찾았다.
그는 "비뇨기과의 경우 정원을 크게 줄였음에도 여전히 미달 상태인 것을 볼 때 규모의 경제가 필요해보인다"며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다.
현재 상당수 수련병원이 비뇨기과 전공의 정원은 1~2명에 그치는 상황. 이미 수년간 미달 상태가 지속되면서 업무강도가 상당한 수준에 달하기 때문에 뜻이 있어도 막상 선택을 하는데 주춤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오히려 일부 수련병원으로 전공의 정원을 몰아준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봤다.
정훈용 전 수련이사는 내과 전공의 수련에도 규모의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 내과의 경우 12명 이상 수련을 할 수 없는 병원에는 자격을 주지 않는다"라면서 "그래야 제대로 된 전공의 수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내과학회 또한 내년도 수련기간 단축에 따른 조치로 역량중심 프로그램을 구축, 만약 해당 수련병원에서 여건이 안될 경우 타 병원과 컨소시엄하거나 파견을 해서라도 전공의가 제대로 된 수련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그는 "내과도 아직 규모의 경제가 안되고 있지만 차츰 변화가 있다면 더욱 안정적인 수련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과학회는 수련병원이라면 다양하고 충분한 환자가 내원하는 병원이어야 하고 (책임)지도전문의가 교육에 시간을 할애할 수 있어야한다고 봤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운영하고 입원환자를 담당하는 전공의 1인당 환자 15명을 상한선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훈용 전 수련이사는 "전공의 교육 및 학회 참석 경비 등 행정지원은 물론 타과와의 진료의뢰 및 교육을 수행하기 위해서도 수련병원의 규모의 경제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공의는 충분하고 다양한 증례를 경험할 수 있고, 통합적인 수련이 가능한 정원을 확보한 환경에서 학회가 정한 커리큘럼을 이수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학회차원에서 추진하는 역량중심 수련 개편과정의 안착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