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청와대발 의료게이트의 관리 부실에 대해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책임을 집중 추궁하고 나섰다.
특히 복지위 의원들은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해 당시 문형표 전 장관(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외압을 넣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사퇴를 촉구하는 한편 정진엽 장관에게는 차병원 특혜 의혹을 정조준했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제347회 국회 제1차 상임위 안건심사 회의를 개최하고 주요 현안보고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상임위는 건강보험료 개편안 등 다양한 현안들이 안건을 다룰 예정이었지만 청와대발 의료게이트가 부각되면서 복지부, 식약처의 책임론이 부상했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순실 국정 농단과 의료게이트의 원인으로 청와대의 의무시스템을 지목, 개선안을 촉구했다.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짜 이름, 주민번호 기재뿐 아니라 최순실이 직접 주사제를 받았는지, 이를 불법 유통시켰는지 관리 부재의 총체적 책임이 복지부에 있다는 주장으로 정진엽 장관을 압박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에 있어서의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문형표 전 장관이 부과 체계 개편안을 발표하기 전에 하루 전에 돌연 백지화한 것이 건보료 부과 체계 개편에 최순실 측근인 안종범 전 수석이 개입했다는 게 정 의원의 주장.
복지위가 현안 질의 대신 의료게이트에 집중된 것을 두고 여당 의원들이 단체 퇴장하자 오후 전체회의는 의료게이트 총공세전으로 귀결됐다.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은 "복지부 퇴직 간부들이 차병원, 차의과 대학 교수나 중요한 직책 가서 있는 분들이 많다"며 "해당 병원과 관련한 복지부 간부들 취업 현황 자료 달라"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복지부 등 주요 퇴직 간부들이 차병원, 차의과대학에 대량으로 들어간 것은 관피아의 연결고리라고 말해도 틀린 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차병원의 연구중심병원 육성사업 선정, 줄기세포 사업 선정 등을 보면 지휘, 총괄하는 사람은 최순실이 아니겠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문형표 전 장관은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외압 의혹에 시달렸다.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복지부 장관으로 있을 때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건에 관여하지 않았냐"며 "메르스 사태로 국민에게 많은 피해를 입히고 국민연금 이사장으로 유례없이 임명받은 것은 최순실과 관련되지 않고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주장했다.
문형표 장관은 "국민연금 합병건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일축했지만 사퇴 요구는 지속됐다.
정춘숙 의원은 "국민연금이 이병 합병건이 시너지 효과 낼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대기업을 위한 것이다"며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들이 분노는 삼성 재벌의 이익 대변한 것 때문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가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을 지정해 줘야하는데 그렇지 않아서 합병에 따른 의혹이 나온다"며 "국민연금의 국민 신뢰감 저하에 대해 책임지고 사퇴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진엽 장관과 문형표 전 장관에게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와 같은 비상상황에 대해서 일말의 책임감을 느끼냐"면서 "의료게이트는 복지부의 관리 능력 부실과 부적절한 권력 개입에 순응한 결과가 아니냐"고 따졌다.
김 의원은 "국민 상식에서 생각하면 문형표 이사장이 책임지고 사퇴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복지부에 있다가 국민연금공단에 간 것도 그렇고 처신 하나 하나 국민들이 다 판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은 "합병과 관련한 국민연금의 정책 결정이 잘못됐다고 보진 않는다"며 "책임져야 할 일이 있다면 언제든 책임지겠지만 당시 투자위원회의 결정사항이 나름대로 고민하고 판단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