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한 전 실장(행시 31회, 서울대 사회학과)은 2015년 8월 20년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명예 퇴직했다.
당시 이태한 실장의 갑작스런 사표제출과 퇴임을 놓고 호남 출신 찍어내기와 청와대 개입설 등 다양한 추측이 회자됐다.
그는 보건의료정책실장 시절 의약단체를 릴레이 방문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보건의료계와 신뢰 구축에 총력을 기울였다.
일반 회사 생활을 거쳐 늦깎이로 행정고시를 패스한 그는 복지부 내부에서 일 중독으로 불리며 자기관리가 철저한 '작은 거인'으로 많은 후배 공무원들의 귀감이 됐다는 평가.
이태한 전 실장이 특검에 출석했는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괴로운 공무원들 "지시 따르면, 영혼없다-항명하면, 인사 불이익"
다만, 일부 언론에서 그의 중도 하차가 삼성물산 합병 지시에 문제를 제기한 데 따른 인사 조치로 청와대 지시라는 문 전 장관의 통보였음을 확인한 특검발 보도로 짐작할 수 있다.
그동안 '나가라고 해서, 그만뒀다'는 짧은 답변만 남기고 침묵해 온 그가 문 전 장관의 혐의 부인 속에 후배 공무원들이 일방적으로 다칠 수 있다는 염려에서 소신 고백을 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분명한 것은 국과장에게 가혹할 만큼 냉정하면서도 사무관과 주무관 그리고 세종청사 방호직원에게 조차 반갑게 인사하는 이태한 전 실장의 평소 소신에 비춰볼 때 문 전 장관 혐의 인정과 관련 공무원들 처분 경감에 일정부분 관련 있다는 시각이다.
복지부 공무원은 "특검 압수수색 이후 이어진 복지부 공무원들의 처분 보도가 갑자기 사라졌다. 이태한 전 실장이 특검에 출석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지만 문 전 장관 구속과 혐의 시인에 직간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아직 특검이 진행 중인 만큼 해당 공무원들에게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귀띔했다.
다른 공무원은 "수의복을 입은 문 전 장관 모습을 보니 마음이 착잡했다. 그동안 처사와 행보로 비판은 받았지만 한 때 모신 상관이 수의복 차림으로 구속된 모습은 안타깝다"면서 "상관의 명을 따르면 영혼 없는 공무원이라고 지적하고, 소신을 지켜 항명을 하면 인사 불이익을 주는 관료사회에서 무엇이 올바른 처사인지 답이 없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