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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 칼퇴근 하는 1년차 내과 전공의, 꿈이 아니다"

발행날짜: 2017-01-09 05:00:59

현장전공의특별법 시행에 바뀐 일상 "수련환경 후퇴는 기우"

|메디칼타임즈가 간다| 전공의특별법으로 뒤바뀐 삶(상)

소위 말해서 '칼퇴근' 하는 전공의.

지난해 12월 23일, 전공의특별법 시행으로 가능해진 일이다. 수련병원들은 전공의와의 수련계약 기준을 지켜야 한다. 특히 올해 말부터는 주당 최대 80시간의 수련시간 규정도 준수해야 한다.

그렇다면 일선 수련병원 현장에선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까.

이를 들여다보기 위해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A 대학병원 내과 1년차인 김철수(가명) 전공의와 하루 일상을 함께했다.

"보통 7시부터 업무를 시작해요. 노티, 이른바 환자 상태에 대한 인수인계를 한 후 회진을 돌게 됩니다. 월요일과 수요일, 목요일에는 회진 전에는 각과 미팅을 하게 되는데 보통은 전공의들과 스터디를 하게 됩니다."

이는 김 전공의의 출근 이후의 오전 일과다.

전공의특별법 시행과 상관없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일상. 오후에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교수와 회진 시 내려진 환자 처방을 실행하고, 응급실 등을 통해 새롭게 입원한 환자를 진료한다.

하루 일과를 이처럼 마무리하면 오후 6시. 퇴근 시간이 다가온다.

"솔직히 말하면 하루 일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전공의특별법으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당직을 서고, 안 서고 문제인데, 현재 주중과 주말 한 번씩 서고 있어요. 이전에는 응급실, 중환자실, 병동, 내과 당직 등 상상할 수 없는 일이죠. 시간으로 따진다면 80시간에 맞춰 일하고 있는데, 예전과 비교하면 꿈도 못 꾸던 일인데 이러한 약속을 믿고 내과를 지원한 점도 있어요."

실제로 A 대학병원의 내과는 전공의특별법이 시행하기 이전부터 법 시행을 염두하고, 이전부터 전공의특별법 시행 시스템에 맞춰 의국을 운영해 왔다.

김 전공의도 A 대학병원의 이러한 시스템에 매력을 느껴 내과에 지원했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A대학병원은 지난 몇 년간 미달이었던 전공의 모집에서 내과는 항상 정원을 채우고 있다.

"제가 1년차 전공의지만 늦어도 8시 전에는 퇴근하는 것 같고 평균적으로는 7시에는 퇴근하는 것 같아요. 솔직히 전공의특별법이 없었을 때는 상상이 안돼요. 교수들이 내과 지원에 있어 저에게 전공의특별법 준수를 공약했던 일이었는데 감사하게 여기고 있어요."

"수련환경 후퇴? 오히려 수련 더 집중"

퇴근 후 다시 만난 김 전공의는 전공의특별법 시행으로 인해 수련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했던 수련환경 후퇴 우려는 기우라는 지적이다.

"근무시간의 문제는 말했다시피 당직을 서고 안 서고의 문제로, 기존에는 교수들이 퇴근한 후 콜을 받았지만 이제는 아니에요. 더구나 우리 병원은 진료 환자 수가 내과 전공의는 25명, 혈약종양은 30명으로 제한돼 있어요. 다만, 진료 환자 수 제한으로 경험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여전히 일선 수련병원에서는 전공의특별법이 시행했지만, 여건 상 이를 지키기 어려운 모습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특히 김 전공의는 퇴근 후 자기만의 시간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오히려 수련환경 개선으로 인한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소위 말해 바둑에서의 '복기'처럼 복습처럼 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지금은 오히려 자기 공부를 할 시간이 생기니까 더 차분하게 집중할 시간이 생겼어요. 이전에는 당직의 피로감 등으로 인해 여유가 없었어요. 쫓기듯 일을 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하루 일과를 다시 떠올리며 퇴근 후 복습하는 버릇을 만들고 있어요. 전공의특별법의 장점이죠."

그렇지만 김 전공의의 마음은 편치 못하다. 솔직히 말해서 A 대학병원에서도 모든 과들이 전공의특별법 시행에 맞춰 준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도 다른 과 일부 전공의들은 상대적으로 과다한 근무시간으로 피로한 상황.

"솔직히 우리 병원에서는 내과에서만 전공의특별법을 지키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특정 지어서 말할 수 없지만 병원에서 인력을 늘리는 것이 아니면 전공의특별법을 지킬 수 없는 환경이에요. 전공의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전공과목들은 전공의특별법을 시행해도 소용이 없어요. 11시 퇴근은 기본인 전공과목들이 여전해요."

7시 퇴근 후 만난 김 전공의.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 있어 교수들의 노력 없이는 힘들었다며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이러한 면에서 김 전공의들은 내과 교수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내과는 교수들이 그동안 전공의특별법을 지키기 위해서 당직도 함께하고, 호스피탈리스트도 채용해서 가능한 것이었어요. 교수들이 전공의처럼 당직을 서는데 체력도 힘들텐데 솔직히 고마움을 느끼고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김 전공의는 모든 전공의들이 전공의특별법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충격요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무래도 시행 초기이기에 전공의특별법 시행에 과도기 인 것 같아요. 하지만 법을 아직 모두가 지키고 있지는 않기에 충격요법도 필요해요. 그래도 전공의 처우개선이 여론 환기도 되면서 이제는 교수들의 비서업무 같은 것은 사라졌어요. 수련병원들이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기에 나아질 것으로 희망하고 있습니다."